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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아파트 ㅣ 북멘토 가치동화 8
박현숙 지음, 장서영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4월
평점 :
수상하다, 수상해! 22층이 정말 수상해!
치약을 중간에 눌러 짜서 쓴다고 싸우고, 국부터 먹는다고 싸우던 부모님의 이혼으로 혼자 살고 있는 독신주의자 고모네 아파트에 방학 동안 딱 한 달만 살러온 여진이 눈에는 이 아파트 사람들은 다 수상합니다.
뭔 사람들이 엘리베이터에선 눈도 안 마주치려고 벽만 보고 서있고, 동네 빵집에서는 아는척이라도 하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불편하게 행동합니다. 하긴 그동안 여진이네 집 일에 시시콜콜 아는 척을 하는 아랫층 아줌마 때문에 괴로웠는데 어쩌면 이렇게 다른 사람들 일에 전혀 신경을 안 쓰고 사는 것도 괜찮다 싶습니다.
그렇게 이 아파트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나름대로 적응을 해가던 어느 날.
22층에 살고 있는 것이 분명한 흰 머리의 할아버지 모습을 며칠이 지나도록 도통 볼 수가 없습니다.
여진이는 전혀 남이라도 이렇게 걱정이 되는데 이 아파트 사람들은 물론, 경찰들도 신경 쓰지 말라네요.
어른들은 참 희안합니다.
며칠이 지나고 여진이 눈에 22층 베란다에 이상한 모습의 물체가 눈에 들어 옵니다.
걱정이 되어 더 이상 참을 수 없게된 여진은 자신과 똑같은 처지로 삼촌에게 더부살이 온 또래 호진이와 22층에 살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이던 흰 머리의 할아버지 집을 불법 침입하고야 맙니다.
과연 그 수상한 22층 집 안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이웃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
그것이 어떻게 괜한 참견이 되고, 오해받을 행동이며, 피해주는 행위가 된 것일까요?
외로움이 병이 되는 노인들, 굶주려 죽어서도 발견되지 못하는 이웃들, 친부모에게 학대 받다 맞아 죽어도 이웃에게 조차 구조되지 못하는 아이들, 몸이 불편해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문 밖에도 나가보지 못하는 장애인.....
세상에서 혼자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독신주의자인 여진의 고모까지도 말이다.
그나저나 여진이가 떠나고 난 후에도 수상한 아파트 사람들은 계속 엘리베이터에서 벽만 보고 서있을까?
그게 머쓱하면 서로 웃으면서 간단히 인사라도 하면 덜 불편할텐데 말이다.
북멘토의 가치동화 시리즈,아이들이 읽는 동화인데도 생각보다 괜찮다.
내가 읽어본 책으로는 가치동화 1권이었던 봉하마을 소년 부남이와 대통령의 만남을 그린 '자전거 타는 대통령'도 좋았고, 5.18 민주화 운동을 다룬 '자전거'와 미국의 인종 차별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검은 후드티의 소년도 좋았다.
무엇보다 '함께'라는 가치가 살아있는 책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번 '수상한 아파트'는 중간중간의 삽화가 눈길을 끈다.
특히 단발머리 소녀 여진이 캐릭터가 정말 마음에 든다.
동그랗게 뜬 저 호기심 많은 두 눈동자.
여진 양, 앞으로 또 다른 아파트로 가더라도 이웃에 대한 관심, 우리 잊지말고 살도록해요.
쭉~~~~
----한우리 북카페 지원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