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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면 당신인 줄 알겠습니다
이동형 지음 / 왕의서재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오월의 바람이 불어온다.
따뜻하다고 하기엔 너무 뜨거운 바람이다.
그바람에 묻어오는 5.18을 만나고 노통을 만난다.
왜 이렇게 오월의 바람은 아픈가?
대통령 노무현.
살아서는 너무도 외로웠던 사람.
인간 노무현.
마지막 몇 년이 정말 아름다웠던 사람.
아이들에게 꼭 만나게 해주고 싶었던 살아있는 아름다운 전직 대통령.
그의 정치엔 반대였던 나같은 사람이 그의 죽음에 눈물을 쏟는 이유는,
그의 죽음이 힘있는 권력에 의한 힘없는 자의 살인으로 보였기 때문이 아닐까?
반칙이 이기는 걸 보면서 아이들에게 정정당당을 계속 가르쳐야 하는건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누가 노통을 위해 억울했던 그의 이야기를 해줄까 싶었더니 이이제이의 이동형 씨가 아주 작정을 하고 나서 주었다.
정말 대단한 노빠인 모양이다.
이 책에선 그의 정치적 과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진 않는다.
아마 그런 이야기였다면 읽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그의 과오에 대해 냉정하게 토론 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
아직 시간이 필요한 모양이다.
오월의 바람 끝에 실려오는 그의 자전거 방울 소리를 가만히 상상해본다.
들녘의 초록 바람에 실려오는 동네 할아버지의 자전거 소리마냥 정겹겠지.
아, 우리는 그런 대통령을 잃어버렸구나.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