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 제삿날 학고재 대대손손 8
한미경 글, 이지선 그림 / 학고재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우리나라는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조상을 '제사'라는 제례의식으로 추억하지요.

그런데 그 제사를 아주 불편하고, 형식적이면서 귀찮은 행사로 여기는 사람들이 좀 있는듯합니다.

 

저희 아이들에게도 제사에 참석하는 날이 좀 있습니다.

증조부, 증조모님 제사와 외할머니 제사는 꼭 참석하고 있지요.

그런데 제사라는 게 아주 늦은 시간에 지내고 또 나름 분위기가 좀 엄숙하다보니 애들이 즐겁고 신나는 행사로 보기 보다는 힘든 가족 행사로 느껴질 때가 있나 봅니다.

고학년이 된 형들은 왜 일찍 안 하느냐, 꼭 참석 해야하느냐고 투덜거리는데 7살 된 막내가 의젓하게 묻습니다.

 

"제사가 뭐예요?"

 

그래서 <여우의 제삿날>을 함께 읽었습니다.

백 년을 살았어도 친구 하나 없이 외로운 여우.

외로움 병을 이기는 방법을 산신령에게 묻습니다.

산신령은 누군가를 기억하며 정성껏 제사를 지내라고 합니다. 

잘 차려진 제사 상에 절을 하는 사람들과 소박하지만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살아계실 때 좋아하시던 떡 한 접시 올려 제사를 지내는 효돌이 가족. 이때 어린 효돌이를 물어가는 호랑이에게 덤벼든 여우는 효돌이 대신 호랑이 밥이 되지요.

 

이제 효돌이네 가족은 어머님의 제사를 지낼 때면 효돌이의 생명을 구해준 여우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여우의 제사를 지냅니다.

여우는 이제 외롭지 않습니다.

 

하루종일 전을 부치고, 나물을 무치고, 생선을 굽고, 과일을 준비하고.....

여자들에게 제사는 참 힘든 의무입니다.

귀찮고 싫다는 생각으로 제사를 지내니 당연히 힘들지요.

언제부터인가 아이들이 제사에 참석하면서 내가 힘들여 만든 음식이 고스란히 고 녀석들 입으로 들어가더군요.

제사에 참석해 친척 어른들을 만나게 되니 조상을 알고, 어른을 알게 되고, 자신이 세상에 태어난 과정을 배우게 되고, 가족으로 부터 소중한 존재라는 사랑을 알게 되더군요.

 

조상을 기억한다는거, 돌아서 생각해보면 그 후손인 나의 뿌리를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학고재의 대대손손은 탄생과 돌, 성년의 날, 결혼, 환갑 등 우리의 전통문화에 대해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잘 풀어둔 시리즈 책이네요.

앞선 책들도 아이와 함께 찾아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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