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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수치 평전 - 민주화운동의 어머니
피터 폽햄 지음, 심승우 옮김 / 왕의서재 / 2013년 1월
평점 :
버마, 예전에는 미얀마로 불렸던 나라.
우리에겐 버마라는 나라 이름보다 아웅산 테러로 더 잘 알려진 나라.
오천 만의 인구에, 버마족이 68%, 샨족, 꺼인족, 친족, 카친족, 몬족 등의 소수민족으로 구성된 연방국가이자, 사회주의 노선을 걷고있는 세계 최빈국이며 군에의한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에 의한 최악의 독재국가(미국의 CIA의 기준) 로 알려진 나라.
그러나 지금은 '아웅산 수지'라는 여인으로 더 유명한 나라.
(여기서 아웅산 수지라는 이름에 대해 쓰자면, 우리는 대부분 '수치'로 말하고 기록하고 있지만 그녀는 유엔 인권대사 박경서 씨를 직접 만난 자리에서 '수치'가 아니라 '수지' 가 맞다고 책 '그들도 우리처럼 소중하다'에서 직접 확인해 주었다고 한다. 앞으로는 '아웅산 수지'로 통일했으면 싶다.)
버마에선 독립의 영웅으로 추앙받는다는 아웅산 장군의 딸로 태어났으나 영국에서 대학을 졸업했고, 영국인의 아내로, 두 아이의 어머니로 평안한 삶을 살 수 있었다. 버마로 돌아오지만 않았더라도.
그러나 그녀에겐 독재자에 의해 신음하는 버마 민중과 아버지와 자신의 조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
두 번에 걸친 15년 간의 가택연금과 암으로 죽어가는 사랑하는 남편의 마지막 조차 볼 수 없었고, 자식마저 만나지 못하는 강제 유폐, 군부에 의해 저질러지는 민주화 동지들의 탄압과 감옥에서의 동지들의 죽음, 그리고 버마 민중들의 민주주의 열망이 꺾이는 것을 지켜보아야했던 눈이 크고, 광대뼈가 튀어나온 그러나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기운이 느껴지는 깡마른 여인.
'서구식 정의를 상징하는 이름이 되고, 악당에게 고통 받는 아름다운 여성으로 이미지가 굳어져서 동정심을 이끌어내는 수단으로 변용될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지적대로 나 역시 그녀를 소비해왔다.
아웅산 수지의 삶을 오래도록 취재해 온 피터 폽햄이 '민주화운동의 어머니 아웅산 수치 평전'을 통해 기록하고자 한 것은 '수지이 생애는 군사정권에 용기 있게 도전했지만 결국은 패배한 여인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실제로 수지의 스토리는 훨씬 복잡하고, 세상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흥미롭다는 것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저자의 이런 지적처럼 나 역시 이 한 권의 책으로 그녀의 비폭력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사상이나 철학을 알게 되었다고 속단하지는 못하겠다.
그러나 그녀의 삶을 통해 버마 민중들의 삶과 군사독재 정권에 의해 핍박받았던 우리들의 7,80년대 삶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된 것은 확실하다.
더불어 우리의 새 대통령과 그녀를 비교하는 글을 볼 때가 있다.
내가 비교하고 싶은 것은 그녀들의 부친의 삶이다.
아웅산 장군은 조국 버마가 영국의 식민지 지배를 벗어나기 위해 일본과 협력했으며, 2차 대전의 말미엔 연합국과 협상을 통해 버마의 독립을 얻어냈다고 하는데, 우리의 전 박 대통령은 무엇을 위해 일본군이 되었을까?
비슷한 시기에 같은 일본군의 장교 출신이라는 점이 참으로 비교되는 두 사람이다.
버마 뿐만 아니라, 권력자들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아웅산 수지의 말에서 해답을 찾아본다.
"권력을 잃을지 모른다는 공포는 권력을 휘두르는 자를 부패시키고, 권력의 폭력에 희생당할지 모른다는 공포는 복종하는 자를 타락시킨다"
"사람을 타락시키는 것은 권력이 아니라 공포이다. 권력을 잃을 것이라는 공포가 그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타락시킨다."
---아웅산 수지의 '공포로 부터의 자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