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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라는 어떻게 문명을 구했나 - 세상을 바꾼 의학의 10대 발견
존 퀘이조 지음, 황상익 외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12년 10월
평점 :
1800년대 전쟁보다 더 많은 인류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 콜레라였다는 어느 통계가 생각난다.
이책에서 밝힌대로 1832년 영국 전역에서 유행한 콜레라로 인해 6만 명 이상이 죽었다는 기록을 보면 당시의 인구수를 감안한다면 콜레라가 전쟁보다 무섭긴 하다. 그럼 1800년대 인도와 중국, 러시아를 넘어 유럽하고도 영국을 덮친 콜레라가 기승을 부린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에서는 산업혁명으로 인한 급작스런 도시화와 그 팽창 속도를 따르지 못한 주거와 위생시설이라고 지적하고 있으며, 이 발견자가 바로 의사였던 존 스노우였다. 그는 이 분야에서 20년이 넘는 시간을 포기하지 않고 연구했고, 그 노력이 결국 1884년 독일의 세균학자 로베르토 코흐에 의해 콜레라균이 발견되었다. 그가 45세의 나이에 뇌졸증으로 죽지 않았다면 그 발견 시기는 훨씬 앞당겨졌을지도 모르고, 그의 위대한 업적이 더 많은 인류를 구했지 않았을까 싶다.
그럼, 콜레라는 완전히 퇴치되었을까?
아닌 모양이다. 왜냐하면 그놈의 콜레라는 아직도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에서 유행을 하고 있으며 매년 몇 백명의 사망자를 내고 있으니까 말이다.
사실 '콜레라는 어떻게 문명을 구했나'라는 제목이지만 실제로는 의학의 아버지라는 히포크라테스의 의학철학(?)에 관한 소개와 의학사의 위대한 발견이라 할 수 있는 세균, 마취, 엑스선, 백신과 항생제, 그리고 현대에 와서 다시 인정받고 있는 대체의학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이 콜레라와 그 비슷한 질병과 관련한 전문서적까지는 아니더라도 의학관련 지식이 좀 있어야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하는 부담감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의학전문 기자 출신인 존 퀘이조가 좀 쉬운 의학상식 책으로 기획한 모양이다.
나같은 의학이라면 병원 이외에 전혀 아는 바가 없는 보통의 상식을 가진 사람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내용도 어렵다거나 전문적이지 않고, 그 분야를 이루기 위해 오랜 시간을 헌신했던 의사들의 노력과 그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씌여있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첫 장에서의 히포크라테스에 대한 이야기도 그러하지만 에필로그에 의학자로서의 자세를 언급한 부분에서 저자가 꼭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잘 정리해었는데 나도 그 이야기를 나의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다. 의사 꿈을 가진 사람이 아니더라도 살아가는 기본 자세로도 참 좋은 조언이다.
"의심과 조롱에도 불구하고 신념을 고수하라."
1847년 이그나즈 젬멜바이스는 의사들의 불결한 손이 오히려 환자들에게 치명적인 감염을 전파한다고 했디만 의사 사회는 그를 비웃었다.
"눈먼 권위와 전통을 제압하라."
두 세기 동안 동양의 대체의학은 서양의 과학적인 의학에 밀려 비판받고 탄압 받았지망 1990년대 들어 환자들의 요구로 다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이 책을 의사를 꿈꾸는 청소년들이라면 꼭 읽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