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랜드 대모험 - 2012 제6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69
이진 지음 / 비룡소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꿈과 환상이라는 건 내 손에 닿지 않는 곳, 내 세상 바깥에서 흘러가는 일들을 뜻하는지도 모른다. 세상 밖에서 흘러, 세상 안으로 들어와, 전혀 가늠할 수 없는 방향으로 변해 간다. 어디로 어떻게 움직일지 종잡을 수 없는 원더랜드의 놀이 기구처럼."

 

 

동양최고의 테마파크이자 실내 놀이공원 놀랍고도 경이로운 세계'원더랜드'. 

이곳에서 초대된 35명의 아이들이 모여 경쟁을 벌인다.

이 경쟁에서 이기면 어마어마한 상품을 준다고 한다.

 

심장병이 심해 학교도 다니지 못하는 동생은 수술비가 없어 수술도 못받고 집에서 검정고시 공부를 하고 있다.

아빠가 살인마라 부르는 머리카락이 부족한 전 대통령이 마누라 이름으로 나랏돈을 빼돌리려고 만든 어용 재단인 심장 재단에 딸의 수술을 신청하는 편지를 쓰고 또 쓰는 엄마와 당연히 주야 할 돈을 주지 않는 공장장과 그들을 부추기는 대통령과 끝없이 투쟁하느라 해고를 밥먹듯이 당하는 아빠.

빈민촌 벌집 87호 소년 승협에게 원더랜드는 가당치도 않은 곳이다.

 

찌질이 부반장을 괴롭혀 받아낸 응모권으로 35명에 뽑혀 원더랜드에 간 승협은 원더랜드 놀이기구 중에서도 최고의 스릴을 자랑하는 그레이트 파이브에서 살아남아 일등을 하면 어마어마한 상품, 아빠 엄마가 1년 동안 놀고 먹을 수 있는 돈 200만 원이 상품으로 걸려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반드시 일등을 하겠다고 각오한다.

 

그러나 여기 아이들의 세계에서도 반칙과 비열함이 난무한다.

 

우여곡절 끝에 승협은 일등을 하게되고 고대하던 마어마한 상품을 받게 되는데, 과연 그가 기대한 것처럼 상금 200만 원이었을까?

동생의 심장병을 고쳐줄 수 있는 돈 200만 원.

 

동생이 기대해던 풍선과 백과사전을 들고 집으로 돌아온 승협과 가족을 기다리는 동생의 수술 소식, 그러나 천만 원 중 200만 원만이 있어야 수술이 가능하다고 한다.  

엄마는 이제 총궐기도 투쟁도 다 내다버리고 자식 목숨 살려줄 수 있는 나랏님 욕하는 일은 더이상 않겠다고 선언한다.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1980년대 말이다.

올림픽으로 대변되는 최고의 호황기였고, 우리에게 경이로운 신세계를 보여줄 것같은 원더랜드를 꿈꾸게 했던 시절이었다.

또한 87년에 이은 노동자 대투쟁이 이어지면서 승협의 부모님처럼 노동자들의 외침이 흘러넘치던 시절이었고, 대머리였던 전 대통령이 일제에 항거하던 시인이자 종교인이 있었던 절에서 뜬금없는 단식투쟁인지를 하던 시절이었다.

 

승협의 고백처럼 우리를 꿈꾸게했던 원더랜드는 '별거 없어'였을까?

책의 도입부에 나오는 쉴세 없이 터지지만 눈물,콧물만 나게 하는 불발탄이었을까?

 

2012년 블루픽션상 수상작이라고 한다.

지금 현재를 살고 있는 청소년이 아니라 30년 전 청소년들이 살았던 시대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그 시절을 관통했던 좀더 나이들었던 청소년, 내겐 그때도 지금도 원더랜드는 불발탄인데.....

 

 

이책이 청소년들이 읽기엔 조금은 복잡하다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프롤로그에서 불꽃놀이라 착각한 지랄탄과 시위 장면에 이은, (내용에 대한 언급이 조금만 있었더라도)  승협의 등장이 좀더 매끄럽게 처리되었더라면 싶다.  부모님의 노동운동에 관한 부분에서도 너무 암호 갔다는 느낌이 든다. 조금만 더 친절했더라면 어땠을까.

대머리는 누구지, 광주에서 죽은 삼촌이라니, 학출은 뭘까, 총 궐기 대회는?

80년대 코드가 너무 한꺼번에 나와버린듯하다.

몇 가지만 뺐더라면 어땠을까.

아이들이 다 이해를 할 수 있을까 싶다.

왜냐하면 이 작품은 청소년 문학이니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