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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타마 1 - 이스트랜드의 위기
이우혁 지음 / 비룡소 / 2012년 10월
평점 :
울보에다 말더듬이인 14살의 찌질한 왕자 듀란은 거대한 적 크롬웰을 물리치고 이스트랜드를 지킬 수 있을까?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순전히 중딩이 아들 때문이다.
녀석이 하라는 시험 공부는 하지도 않고, 책이라도 좀 읽으라고 하면 자기 취향에 맞는 책이 없단 핑계를 마구마구 늘어놓는다.
녀석의 취향은 주인공이 자기 또래면 좋겠고, 길을 떠나 어디론가 향해 가면서 시련을 겪고 그것을 하나하나 극복해가면 좋겠고, 마법의 세계가 등장하면 좋겠고, 그리고 반드시 첫째는 똑똑하고 멋있을 것.
읽고 있는 책이 있어 먼저 읽을 것을 권했더니 이틀 밤을 세워 읽어버렸다.
어떠냐고 했더니 아주 흡족하단다.
이유는 당연히 첫째 왕자가 정말 멋있기 때문.
그렇게 녀석은 연달아 세 번을 읽었다.
무엇이 녀석을 이토록 열광하게 만들었을까 궁금했다.
모든 점에서 완벽한 엄친왕자 보다 어쩌면 찌질한 구석이 더 많아 오히려 자신을 닮은 듀란 왕자에 빙의하게 되고, 듀란 왕자가 두려움을 극복하고 크롬웰의 무시무시한 마법의 군단을 물리쳐 나가는 과정에서 점점 성장하는 그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독서를 하면 왜 국어를 잘해요?"
"반드시 잘 하는건 아니지만 읽고나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하다보면 생각하는 힘이 늘어나서 그런거 아닐까?"
"넌 크롬웰이 말한 사랑하고 듀란의 사랑하고 어떻게 다른것 같아?"
"크롬웰은 자기만 사랑하는 이기적인 사랑, 듀란은 모든 사람에 대한 사랑인것 같아요."
"이 작가가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것 같아?"
"플로베르하고 이야기하는 부분 같아요."
고타마를 함께 읽은 기쁨이다.
'똑같은 책이라고 해도 , 어떤 사람은 한 번 읽고 거의 다 깨달을 수 있는 반면, 어떤 사람은 수백 번으 읽고 또 읽어도 그 뜻을 다 깨닫지 못하는 겁니다.' --1권 200쪽-
'가장 바보는 책을 잔뜩 구해서 책장에 늘어놓고는 그 책의 냐용이 다 자기 것이 되었다 착각하는 살마드이죠. 책을 구했어도 읽어야 하는 것이고, 읽었어도 내용을 깨달아야 하는데, 그런 바보들은 '구했으니 읽은 거나 다름없어. 언제든지 찾아볼 수 있으니까.'하고 생각하고 평생 안 읽고 바보로 살죠. 왕자님처럼 차라리 하나도 몰랐다고 시인한다면 나중에 기회가 외만, 스스로가 ㅏㄴ다고 스스로를 속이면 절대 바보에서 벗어날 기회는 다시 오지 않습니다.' --1권 203쪽--
아들과 내가 함께 찾은 작가가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