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븐 바투타, 실크로드 세계를 여행하다' 라고 해서 이책을 여행기로만 읽은다면 정말 이 책을 절반만 읽은 것이다.
이 책은 이븐 바투타의 발자취를 따라 이슬람의 찬란했던 과거의 영광과 문화유산 그리고 우리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이슬람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한 기록이다.
세계 여행기라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마르코 폴로보다 시간 적으로는 80여 년 뒤에, 동양권에서의 세계여행가로 근래 떠오르고 있는 중국 명나라 시대의 정화보다도 앞선 원나라 시대 육로와 해상의 실크로드를 오간 14세기의 30여 년간 40여 개의 나라를 거친 위대한 기록이다.
우리는 이슬람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테러, 탈레반, 전쟁, 폐허, 사막, 희잡처럼 대부분 부정적인 이미지들이다.
그러나 지중해의 아름다운 풍경, 달콤한 과일들, 오아시스, 아름다운 항구도시 알렉산드리아와 콘스탄티노플이었던 이스탄불, 모스크로 대표되는 건축물들 역시 이슬람 문화라고는 쉽게 떠올리지 않는다.
또한 이슬람의 신 알라는 하나님이라는 것, 아브라함과 이삭을 조상으로 섬기며, 예루살렘이 유대교 뿐만 아니라 이슬람에서도 성지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이븐 바투타는 21살의 젊은 나이에 무슬림이라면 모두가 꿈꾸게 되는 성지인 메카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고향인 아프리카 북부의 모로코를 출발해 육로를 거쳐 성지인 메카를 세 차례나 방문할 수 있었으며, 나아가 인도와 중국까지, 50대의 나이에 여행을 마치고 무사히 귀향해 기록을 남기기 까지 할 수 있었던 배경은 당시 그가 거쳤던 대부분의 국가들이 이슬람 국가로 술탄의 통치하에 있거나 이슬람의 영향력이 미치던 지역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그가 여행했던 지역의 지도만 봐도 과거 이슬람 세력이 얼마나 어머어마 했는지를 알 수 있다.
이 책은 실크로드를 재조명한 역사 시리즈의 한 권이기는 하지만 경제교역로로서의 실크로드에 춧점을 맞추기 보다 이븐 바투타의 발자취를 통해 우리가 어쩌면 잘못 알고 있는 중동과 북부 아프리카의 이슬람 지역과 문화에 대한 이해에 촛점이 맞추어져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지 않는 아이가 있을까?
요즘은 더 나가서 북유럽 신화가 유행이다.
우리집 아들들도 그리스로마 신화에 대해서는 웬만한 대목은 줄줄 꿸정도다.
중학교에만 다녀도 교과서 속에 나오는 로마에서 출발 한 유럽 역사 중심의 세계사를 배우게 된다.
그러나 로마 역사 이후에도 아름답고 화려했던 문화유산을 가졌던 이슬람 문화와 역사에 대해서는 제대로 다룬 우리 책들을 찾기가 어렵다. 대부분은 이슬람은 거칠고 무자비하게 그리스와 로마의 문화를 파괴한 듯한 이미지(영화 300을 보더라도)로 남아있다.
예전에는 아이들이 아라비안 나이트와 알라딘의 요술램프를 보면서 자랐던 것 같다.
이 책을 함께 읽고 있는 우리집 녀석들이 그 이야기의 배경이 되었던 아름다운 오아시스의 도시들, 마법의 양탄자, 사막을 건너는 낙타, 둥근 지붕의 건물들이 모두 이븐 바투타가 여행했던 그 길 위에 있었음을 알게 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