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 창비 노랫말 그림책
이두헌 지음, 최은영 그림 / 창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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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요일 경로당에 책읽기 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장마비가 쏟아지고 있었지요. 6월 방문 때도 비가 내렸습니다. 그리고 수요일이었습니다.



할머니들이 주로 모이시는 이 경로당 최연소 할머니는 87세, 최고연장자는 92세예요. 이런 분들과 무슨 책을 읽었느냐?

이원수 선생님의 '고향의 봄' 시에 김동성 선생님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만든 노래 그림책입니다. 그리고 이원수 선생님의 아내이신 최순애 선생님이 12살 나이에 멀리 떠난 오빠를 그리며 쓴 시를 역시 김동성 선생님이 그림으로 옮긴 '오빠 생각' 노래 그림책을 보고 함께 노래 불러 보았습니다.



우리 살던 옛날을 어떻게 이렇게 잘 아느냐고 감탄하며 옛추억을 들려주시던 할머니들.



어느 때보다 감동이 컸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별 감흥이 없어요. 공감할 부분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오늘은 나를 위해 이 그림책을 읽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락그룹 다섯손가락의 노래 「풍선」을 무한반복으로 틀어 놓고 노랫말에 맞춰 책장을 넘기며 노란 풍선에 제 마음을 싣고 훨훨 날아 그때 그시절로 돌아 가보는 거지요.



뭐 비오는 수요일에 빨간 장미 한 송이를 내밀던 첫사랑의 그 사람도 추억해보고, 풍선 노래에 맞춰 에어로빅을 아침 체조로 대신하던 여고 시절로 돌아 가보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때는 그놈의 에어로빅이 왜 그렇게 하기 싫던지. 별밤 신청곡으로 나오는 노래를 녹음해 카세트 테잎이 늘어나도록 듣던 그때 그 시절.

잠자리 뿔테 안경에 요상스런 머리띠를하고 기타를 치던 그 멋지던 다섯손가락 우리 오빠들은 요새 보니 촌스러움의 결정체더라. ㅋㅋㅋㅋ



정말 어린 시절에 예쁜 꿈을 꾸던 우리의 지난 날들은 풍선을 타고 날아가 버린걸까요?



우리들만의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책이 있다는 거, 그림책 읽는 어른으로 살아가는 큰 행복입니다.



책을 시작하는 장면에서 공원을 찾은 사람들의 옷차림이 여자들은 하나같이 치마를 입고 있습니다.

나들이 온 가족.

아내가 가방에서 음료수를 꺼내고 남편이 그걸 받아 마시네요. 성역할에 대한 그림 작가의 고정관념이 너무 올드한 거 아닌가요?

살짝 아쉬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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