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12가지 신소재 - 문명의 기반이 된 '철'부터 미래를 이끌 '메타물질'까지!
사토 겐타로 지음, 송은애 옮김 / 북라이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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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재료가 역사를 움직인다!

옳소.

어쩌면 전문적인 일 수도 있는 주제를 지나치게 깊게 파고들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턱없이 허접한 내용으로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 요런식의 책이 정말 좋다.

물론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는 이런 비슷한 기획의 몇몇 책에 실망해 봐서 잘 알고 있다.

이 책은 중학생 정도의 독서 수준 (물론 초등 고학년 중에 자연과학 분야에 관심있는 아이라면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쉽게 쓴 책이다.

대신 좀더 전문적이고 깊이있는 책을 원하시는 분들은 패스하셔도....

프롤로그에서 '재료'란 단어를 보니 옛시절 추억 한토막이 떠오른다.

1980년대 말, 얼마 전까지 청와대에서 비서실장인가 뭔가를 하시던 임모 씨가 전국의 여대생들을 심쿵하게 하던 그때. 그가 자기 소개를 할 때 '무기재료공학과'에 다닌다고. 공학 분야에 대해 손톱만큼의 지식도 없던 나는 그 과가 대포나 총처럼 전쟁 무기 같은 걸 만드는 과인줄 알았다. 그 과가 사실 「세계사를 바꾼 12가지 신소재」에 나오는 철이니 종이, 알루미늄, 고무 뭐 이런 류의 무기물질을 공부하는 곳이란 걸 한참 후에 알고나서 나의 무식함이 좀 쪽팔렸다고나 할까?

하여튼 나는 그렇게 부담없는 호기심으로 읽었고 충분히 재미있게 읽었다.

인류 최초의 발명품이란 그릇. 만팔 천년 전에 만들었다고 하니 대단히 놀랍다. 왜냐하면 이만 년의 시간을 견딜 수 있는 재료가 과연 얼마나 될까 싶어서.( 저자는 여기에 슬쩍 만 육천년 전에 조몬토기가 만들어졌다고 슬쩍 끼워넣기 했지만 일본의 고대사 조작 사건을 떠올리면 왠지 다른 자료를 찾아 봐야할 것같은 생각이 드는 건 혹시 나만?)

도자기 편을 유심히 살핀 이유가 또 하나있다. 사실 중국 도자기가 유럽으로 수없이 실려갔고 그 덕분에 일본 도자기가 훗날 유럽의 도자기 문화를 꽃피운 원천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일본 도자기는 임진왜란 때 끌려간 조선의 도공들 때문인데 저자가 이 부분을 재대로 기록했는지 싶어서다.

 

도요토미는 조선에 출정(임진왜란, 정유재란)해 무참히 실패했다. 이때 일본 영주들이 조선인 도공을 여럿 끌고 옴으로써 전 세계 도자기 역사 속에서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던 조선의 기술이 바다를 건너오게 되었다.

대만의 박물관에 배추옥이란 유명한 옥조각품이 있는데 그 색깔과 모양이 배추와 똑같이 생겼다. 더 놀라운 것은 거기에 여치와 메뚜기가 조각되어 있는데 그 섬세함에 작품을 보는 모든 관람객이 탄성을 지를 정도다. 그런데 그 옛날 오늘날과 같은 도구도 없이 어떻게 그 단단한 옥을 조각했을까? 그 비밀은 비단실이었다. 가는 비단실로 옥을 자르고 갈고했다하니 비단이 그저 패션 소재로의 비단이 아닌 것 만은 확실하다.

어쨌거나 누에가 토해낸 그 가는 끈이 지구의 동과 서의 끝과 끝을 연결해 주었으니 위대한 재료임이 확실하다.

번쩍이는 황금이 제일이다, 문명을 이룩한 철만한 재료가 있을까, 책 읽는 자로서 문명을 기록하는 종이를 최고라해야하는 것 아닐까.....

그러나 내가 주목한 재료는 '플라스틱'이다.

왜냐고? 인류는 플라스틱으로 편리함을 얻었을진 모르지만 결국 그 편리함 때문에 지구를 오염시켜 언젠가는 지구를 버려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문명을 바꾸는 힘을 가졌다는 재료에 관한 책을 읽었으니 어쩌면 그다지 오래 기다리지 않을 만큼의 미래에 그 문제를 풀 새로운 재료를 찾아낼 수도 있지않을까?

우린 그런 희망을 품고 지구를 아끼며 기다려보자.

누가 그 일을 할 것인가? 저자는 마지막 장에서 어쩌면 AI가 할지도 모른다고 한다.

진짜 그럴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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