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시간 - 내촌목공소 김민식의 나무 인문학
김민식 지음 / 브.레드(b.read)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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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상 하신다는 분이 글을 왜 이렇게 잘 쓰실까?

나무 전문가하면 안전모를 쓰고 깊은 산 속 밀림을 누비며 나무나 벨 줄 알지 예술을 어찌 알겠어 코웃음 쳤더니 1장을 다 읽기도 전에 어퍼컷으로 명치를 한 대 얻어 맞은 기분이다.

자작나무. 레 미제라블에서 코제트가 달빛 아래에서 추위에 떨던 숲이 자작나무였단다. 일 년 전쯤 읽은듯한데 나는 왜 기억이 없을까? 닥터 지바고, 톨스토이의 문학 작품에도 등장한다는 자작나무 숲. 나는 뭘 읽었던 걸까? 아는만큼 보이고 관심있는만큼 보이는거구나.

나무를 이야기하는 책에 릴케라니.

'나무를 소재로한 문학서인가' 싶은데 이번엔 역사가 나온다. 반 고흐까지.

도대체 이 저자의 정체는 뭔가?

나무도 돈이 된다.

흑단과 장미목은 너무 귀해 천금을 주어도 구할 수 없단다. 혹시 진짜 흑단과 장미목을 누군가 팔고 있다면 불법 벌채한 밀매품이라고 한다. 옛시절 흔하고 흔하던 나왕도 벌채로 사라져 버렸단다. 마호가니는 라틴아메리카에서 나는 고급 수종이나 역시 유럽귀족과 신흥부르주아들에 의해 씨가 말라 버렸다고.

나무마저 인간의 탐욕으로 부터 벗어나질 못하다니....

 

 

 

콘크리트와 시멘트, 플라스틱에 둘러쌓여 살고있는 시대에 나무 이야기는 참 생뚱맞다. 무슨 까마득한 중세 시대에나 통용될 것 같은 소재인 목재와 도통 어울리지 않는 21세기.

그런데 '나무가 만든 역사' 이야기는 울림이 크다.

무분별한 벌채의 결과로 앞선 문명의 풍요를 자랑했던 페니키아 문명은 결국 현재의 황색 모래 사막의 나라 레바논이라는 저자의 지적이 충격이다.

아마존 밀림의 미래는 다르길 기도해 본다.

목수는 연결하는 사람, 소통하고 이해하게 만드는, 평화를 만드는이다.

나무의 시간 344쪽

나무를 통해 세상을 보는 사람, 나무처럼 따뜻한 마음을 가진 목수, 나무처럼 든든한 작가, 내촌목공소 김민식의 다음 이야기가 벌써 궁금하다.

참, 강원도 홍천에 있다는 그의 내촌목공소에 몹시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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