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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국수 금지
제이콥 크레이머 지음, K-파이 스틸 그림, 윤영 옮김 / 그린북 / 201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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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불공평할 땐
어길 줄도 알아야 해!
다 같이 새로운 법을 만들 거야.
금지가 많은 세상은 살만한 곳이 못되지요.
그 금지가 특정 세력이나 일부 사람에겐 면제 혹은 예외라면 특히요.
루마을에는 세상에서 국수가 제일 좋은 코끼리가 있습니다. 이름하여 국수광코끼립니다. 욕심꾸러기냐고요? 절대 아닙니다. 국수광코끼리는 루마을 친구들에게 국수잔치를 벌여 대접하는 걸 아주 즐긴답니다. 당연히 국수잔치에 온 손님들은 아주 기뻐했지요. 캥거루만 빼고요.
이 마을 캥거루들은 엄청 잘난 체하고요. 법 만들기도 좋아하고 뭐든지 금지 시키는 것도 좋아한다네요. 바닷가에서 헤엄치는 것도 금지, 나비 정원에서 노는 것도 금지, 그런데 말이지요. 이 모든 금지에도 캥거루는 예외라네요.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금지면 다 금지던가, 다 공평하게 허용하던가 해야지. 이건 분명한 차별이고 특권이네요.
어쨌거나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루마을 동물 친구 들른 서로에게 줄 음식을 나누며 즐겁게 살려고 하지요.
그런데 국수광코끼리에게 청천벽력 같은 사건이 생깁니다. 바로 독재자 캥거루의 '국수 금지'.
아, 코끼리는 이 사태를 어떻게 극복할까요? 루마을 동물 친구들은 계속되는 캥거루들의 횡포에 어떻게 맞서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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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그림책으로는 아주 드문 주젭니다.
'법이 불공평할 땐 어길 줄도 알아야 해!'
소크라테스가 들었으면 어땠을까요? (물론 악법도 법이라며 독배를 마시고 죽었다는 그의 일화는 많이 와전된 것이라지만요.)
저는 처음 몇 장만 읽고 국수를 너무도 사랑하여 하루라도 국수를 먹지 못하면 온몸에 힘이 빠지고 삶의 즐거움을 상실하곤 하는 막둥이처럼 국수 중독에 빠진 코끼리의 좌충우돌 이야긴가 했지요. 그런데 아닙니다.
읽는 순간 아이들과 이 책을 가지고 디베이트 토론해보면 정말 재미있겠다 싶었습니다.
금지에 대해, 자유, 불공평에 대해 아이들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네요.
무겁고 딱딱하고 어려울 수 있는 '정의'라는 주제로 이렇게 멋진 책을 만들어 낸 작가 '제이콥 크레이머'를 주목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