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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식인종
디디에 데냉크스 지음, 김병욱 옮김 / 도마뱀출판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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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 책을 받아듣었다. 책꺼풀이 참 예쁘고, 책도 참 가볍다. 하지만 내용은 가볍지만은 않다.

이 소설은 팩션(faction)이고, 제국주의의 악을 고발하는 사회참여소설이다. 이런 슬픈 역사적 사건을 재밌고 유쾌하게 풀어나간 작가의 역량이 돋보인다.

1931년 파리에서 개최된 식민지박람회에 누벨칼레도니의 토착 원주민 백여 명이 오세아니아의 전통 생활양식을 전시하기 위해 참석한다. (non-fiction)

파리하면 멋쟁이 파리지앵과 아름다운 문화유산들이 떠오를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으면서 파리뿐 아니라 제국주의국가들의 어두운 일면을 접하고 당황스러웠다. 그들이 식민지로 만든 나라의 원주민을 강제로 데려와 식민지박람회랍시고 동물원의 동물마냥 전시를 하고 문명인의 잣대로 그들을 치장한다. 그리고 자기들의 사정에 맞추어 동족들을 강제로 떼어놓고 그들을 식인종 취급한다.

하지만 소설은 누벨칼레도니의 원주민인 카낙의 입장에서 순응적이고 담담하게, 어쩌면 무기력한 자세로 써내려간다. 주인공 카낙인 고세네는 모진역사의 칼에 온 몸이 다치면서도 제국주의에 전혀 대항하지 않고, 다만 사랑하는 여자를 찾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그런 잘못된 역사의 아픔은 우리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런 수치스런 역사는 힘없는 카낙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다만 프랑스의 한사람 디데에 데냉크스에 의해 고발된다. 그리고 이 역사는 지금까지 이어져 옮긴이의 후기에 쓰였듯이 누벨칼레도니 출신으로 프랑스 국가대표 축구팀 선수인 크리스티앙 카랑뵈에게까지 이른다. 그는 1998년 월드컵당시 프랑시 국가인 라마르세예즈를 부르지 않았다고 한다. ㅠ.ㅠ

소설 서두엔 생소한 지명으로 내용이 잘 넘어가지 않았는데, 책앞뒤의 친절한? 지도를 보며 쉽게 이해할수 있었다. 이후 본격적인 내용에서는 책장이 훌훌 잘도 넘어간다. 이 나라는 "천국에서 가장 가까운 섬"으로 불린단다. 문명이 점점 발전한다는 건 정말 진실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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