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좋은 날 열림원 논술 한국문학 3
현진건 지음, 전미라 책임편집 / 열림원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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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김 첨지에게 운 좋게 손님이 계속 생긴다. 아픈 아내가 신경쓰이지만 그는 돈 벌이에 전념한다. 하지만 두려움에 휩싸이고, 술로 마음을 잠시 달랜다. 결국엔 아내가 좋아하는 설렁탕을 사고 집에 들어가지만, 죽어 있는 아내를 붙잡고 오열하게 된다. 
 
 운수 좋은 날!! 유례 없는 돈 벌이를 하지만 김 첨지에게는 아내를 잃게 되는 불행한 날이다. 이러한 아이러니에 김 첨지가 희생양이 된 것이다. 오히려 나이 많은 사람을 홀대하여 일컫는 말인 첨지라는 표현만이 소설 속에서 모순되지 않은 듯하다. 아이러니 덕분에(?) 김 첨지와 같은 하층민이 겪는 비참한 생활상을 가슴 깊이 새길 수 있었지만, 김 첨지의 대응 방식에는 안타까움이 있다. 또한 아내에게 잘해 주지 못하는 것을 가슴 아파하는 따스함을 지녔지만, 겉으로는 거칠게 나오는 김 첨지의 행동도 아쉬움을 남긴다. 모순되는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 

 모순되는 삶. 아이러니로 일컬어지는 삶은 어떠할까? 머피의 법칙을 예로 들 수 있다. 일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갈수록 꼬이기만 하는 경우를 말하는 이 상황을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했을 것이다. 조물주가 자신만을 괴롭히는 것 같고, 자신이 잘 되는 꼴을 못봐서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기회만 된다면 신과 한 판 붙고 싶은 생각도 할 수 있다. 영화 '브루스 올마이티'에서도 초반에 주인공이 보인 심정이 그러하지 않는가?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직면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있는 것이다. 자신이 그 순간을 긍정적으로 본다면 좋은 방향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는 그렇지 못할 것이다. 때문에 김 첨지가 아내에게 그런 식으로 매몰찬 행동을 보이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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