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조세희 지음 / 이성과힘 / 200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1970년대 산업화에서 밀려난 하층민들의 실상을 그린 연작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란 제목을 통해 소설의 내용을 재구성 해 볼 필요가 있다.
제목을 세분화면 1. 난장이, 2. 공, 3. 공이 작다, 4.쏘아올린 행위로 나눌 수 있다.
1. 난장이
이 책은 산업사회가 가져온 빈부격차를 보여준다. 난장이로 대표되는 없는자와 그들의 희생을 통해 배부를 수 있는 가진자와의 대립을 통해 사회의 부조리를 느낄 수 있다.
2. 공
공은 두 가지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가. 희망
난장이가 생각한 달나라로 볼 수 있다. 열심히 일해도 살아갈 수 없는 현실을 벗어난 그의 유토피아.
공이 희망을 의미한다면 왜 작은 공일까(3. 공이 작다)? 가진 자의 착취, 멸시 속에서 실낱 같은 희망을 갖고 사는 난장이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을 불행한 삶으로 밀어 넣는 현실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것이다. 공을 쏘아올린 것은(4. 쏘아올린 행위) 희망을 향한 몸부림이라 할 수 있다.
나. 고통
공을 난장이가 받는 고통이라고 본다면, 왜 작다고 했을까(3)? 공을 멀리 날려버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공이 작으면 작을수록, 멀리 날아갈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했을 것이다. 이를 쏘아올린 행위는(4) 고통을 잊기 위한 행동이고, 벗어나고 픈 심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해석에서 안타까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즉, 쏘아 올린 공은 언젠가 떨어지게 되어 있다. 이는 곧 난장이에게 되돌아 온다는 것이다. 난장이가 공을 쏘아올리는 발악(?)을 하더라도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한계로 인해 난장이는 자살을 선택했을지 모른다.
오늘날은 산업사회를 벗어나, 정보사회이다. 그렇다면 우리사회에 더 이상의 난장이는 없을까?? 안타깝지만, 그렇지 않다.
오늘날 minority로 불리는 소수자(소수집단)가 그러하다.
인종, 성별 등을 이유로 부당한 대우, 차별속에서 살아가는 그들 또한 난장이이다. 사회가 발전되었지만, 그들은 소외되었고, 가진자들은 소수자를 향한 도움의 손길을 거부한다. 물론 모두가 획일적으로 평등한 삶은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되지만... 1970년대의 아픈 현실을 오늘날까지 이어받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