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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의 눈
금태섭 지음 / 궁리 / 2008년 4월
평점 :
법은 우리 주변에 항상 있다. 하지만 전문용어, 방대한 양으로 자칫 거리감을 두기 쉬운 대상이기도 하다. 이런 법을 사례를 통해 독자들의 이해를 높인다.
문득 디케의 눈에 대해 궁금하기 시작했다. 눈을 가린 것은 치우치치 않는... 공정한 재판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작가는 다음과 같이 해석하여 의미를 추가한다. '디케가 눈을 가리고 있는 것은 진실을 찾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고 하더라도 때로는 틀릴 수 있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법은 깨지기 쉬운 유리처럼 위험하고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할 어떤 것') 그렇다면 디케는 어떠한 눈매를 가지고 있을까?? 정의감에 불타는 매서운 눈빛?? 냉정하고 빈틈없는 눈빛?? 약자를 위해 눈물 흘릴 줄 아는 동정의 눈빛?? 아님 고뇌하는 눈빛?? 이는 법을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 볼 수 있는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흔히 법은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잣대를 제공한다고 한다. 진실... 과연 진실이 뭘까?? 내가 아는 것이 정말로 진실일까?? 당연한 것이 정말로 진실일까?? 이에 작가는 당연한 결과도 다시 의심해보고 억울한 일이 없도록 되돌아 볼 것을 요구한다. 제니퍼의 잘못된 증언으로 옥살이를 10년 이상 한 로널드 코튼의 사례를 들면서...
범죄에 관련하여 우리는 형법을 접하게 된다. 죄를 지은 사람을 벌하는 것이다. 이를 형벌이라고 하는데... 왜 처벌할까?? 일단, 응보형주의가 있다. 죄를 지은 사람은 당연히 그에 맞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생각이다. 또한 일반예방주의가 있는데, 일종의 시범케이스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처벌하여 다른 사람들이 이에 관한 범죄를 일으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마지막으로 특별예방주의가 있다. 이는 범죄자를 교화하고자 함이다. 하지만 형벌을 함에 있어서 한 가지만을 고려할 수는 없다. 세 가지 모두를 고려하여 상황에 맞는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흠흠신서' 책을 소개한 대목이 있다. 흠흠은 '삼가고 삼가다.'라는 뜻이다. 편견을 버리고 공정하게 양쪽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라는 것, 그리고 몇 번이고 돌이켜 생각해서 진실에 보다 가까이 가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라는 것을 중요시 한 저서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생각해 볼 문제가 바로 편견이다. 과연 우리는 정말로 치우지지 않는 시각을 가질 수 있을까?? '범죄형 얼굴'이라는 말이 있다. 얼굴이 마치 범죄를 저지를 것 같은 인상을 준다는 의미인데, 편견이 들어 있음을 보여 준다. 성범죄자들을 프로파일링 한 것을 보면 대부분이 미남형이었다는 사실은 편견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