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나뭇잎, 이로도리 - 칠순 할머니들이 나뭇잎 팔아 연 매출 30억!
요코이시 토모지 지음, 강지운 옮김 / 황소걸음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단순히 성공이야기만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나뭇잎을 팔아서 연 매출 30억을 올리게 되는 과정에 드러나는 다양한 이야기와 아이디어, 혁신과 끈기도 이야기하지만, 우선 이 책은 리더십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을 밝혀두고 싶다. 농사를 짓기에도, 사람이 살기에도 불편하기 그지없는 가미카츠 마을에는 노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48%를 차지할 정도로 활력이 없는 마을이다. 당연히 점차적으로 인구 수도 줄어드는 거의 죽은 마을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가난한 마을이 기적 같은 30억 연 매출을 올린다. 그렇다면 그 배후에는 무엇이 있었는지, 아니면 누가 있었는지를 집중 조명해봐야 할 것이다. 세계 어느 곳에 가더라도 농사를 점차적으로 짓지 않는 농촌이 늘어가고,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면서 빈집도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그런 상황에서 평지가 많은 곳도 아닌 마을에 그런 개혁의 바람을 불게 한 인물이 있다면 우리도 벤치마킹해야 할 게 아닌가. 바로 그 사람이 이 책의 저자인 요코이시 토모지 씨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농협과 가미카츠 마을이 공동으로 돈을 모아 고용한 형태로 그는 이 마을에 영농지도원으로 오게 된다. 갓 졸업한 그의 눈에도 가미카츠 마을은 회생하긴 어려울 만큼 패배주의에 심각하게 물든 마을이었다. 하지만 비 온 뒤에 땅이 굳는 법!! 때 아닌 한파로 주요 농작물인 밀감 농사를 망치자, 그렇게나 귀가 굳었던 마을 사람들이 다 같이 개혁을 부르짖게 되었으니, 이 어찌 다행스런 일이 아닐런지~. 실제로 사람의 마음이 움직여야 뭔가 이루어지더라도 이뤄지지 않겠나. 역시 때를 잘 만났다.

 

마을 사람들도 열심히 도와주려고 하고, 그에 힘입어 토모지 씨는 매일 같이 중앙도매시장에 가면서 어떻게 하면 마을을 회생시킬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러던 차에 그의 성실함을 눈여겨 본 다테이시 하지메 씨의 도움으로 산골 마을에 적합한 고랭지 농업을 시작할 수 있었고, 점차적으로 밀감의 피해액을 훨씬 상회하는 매출을 올릴 수가 있었던 것이다. 쪽파도 그렇고, 시금치, 고구마 말랭이, 표고버섯 등의 여러 작물을 다양하게 하다보니 그 전에 밀감 생산에만 주력했던 때보다도 훨씬 더 높은 수입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마을 인구의 대부분이 노인들이시다 보니까 힘이 덜 들고, 사시사철 수입을 얻을 수 있는 방안을 찾던 차에  ‘츠마모노’라고 부르는 요리가 나올 때 그릇 안에 장식해두는 나뭇잎을 알게 되었다. 그 전까지는 그런 상품을 파는 곳이 없다는 것과 나뭇잎은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무턱대고 시작해보았다. 사실은 그런 그를 따라주는 사람은 별로 없었지만, 그의 성실과 열정을 믿는 몇몇 농가가 합세해서 시작했다. 그 상표 이름이 바로  「이로도리」이다. 그러나 처음에는 역시 엉성했다. 자연에서 나오는 것이니까 자연 그대로가 좋을 것이라 생각해서 가공을 전혀 안하고 대략 몇 개씩 포장해서 팔았더니만, 크기도 뒤죽박죽이고, 벌레 먹거나 변색된 것이 있어 요리사들은 사주질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그가 아니다. 이제는 ‘츠마모노’에 대해서 연구를 해야겠다 싶어서 없는 월급을 털어서 한 달에 8번 정도 요정을 들락거리면서 꼼꼼히 조사하기 시작했다. 요리가 나오면 빨리 먹고 나뭇잎을 관찰하고 종업원에게 묻는 것을 몇 개월간 하다보니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요리사가 주방에 견학을 해주기도 하고,  ‘츠마모노’의 종류에 대해서도 알려주기도 했다. 그래서 다시 만든 것은 한 케이스 당 250~300엔까지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4개의 농가가 시작했던 것이 이제는 100개 이상이나 될 정도로 손쉽게 돈을 벌게 되었다. 그렇다고 노력을 안하는 것은 아니다. 집 주변에 묘목을 심고, 농약을 뿌리지 않고 가꾸고, 대, 중, 소로 나누기 위해 크기를 계산하면서 포장하고 키우는 등의 손이 많이 간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을 사람들의 노력보다도 토모지 씨의 노력이 아니었을까. 나뭇잎은 필요없는 사람들에겐 쓰레기가 될 뿐이다. 그렇기에 수요가 있는 음식점마다 돌면서 주문을 할 수 있도록 영업을 뛴다. 그의 그런 노력이 있었기에 연 매출 30억이라는 쾌거를 이룰 수가 있었던 것이다. 즉 성공이란 사람 한 명의 힘을 무시못한다. 한,두 번 들여다 볼 것을 열번, 스무 번 들여다 보면 더 나은 생각, 더 나은 모습을 얻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당연하지 않은가. 그러니 우리도 이제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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