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벤스 : 바로크 미술의 거장 마로니에북스 Art Book 10
다니엘라 타라브라 지음, 최병진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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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술에 대해선 잘은 모르지만 좋은 그림이 어떤 것인 줄은 조금 볼 수 있다. 바로크 미술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루벤스의 그림은 잘은 모르지만 인체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성실한 열정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하였던 대단한 사람이다. 특히나 그가 살아생전에 플랑드르파를 주도할 정도로 명망도 있고 인기도 얻었던 점에서 참 다행이고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보통 생각하기를 고흐처럼 생전에는 빛을 발하지 못하다가 사후에 인정을 받는 것을 보면 예술가로서는 좋은 일이겠지만 인간적인 삶 속에서는 불행이 아니겠나 말이다. 그래서 난 그런 안타까운 화가들의 이야기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야 물론 고흐의 그림이야 좋아하지만 말이다.

 

루벤스는 벨기에의 수도인 브뤼셀에서 북쪽으로 약 40km 떨어진 곳에 위치에 속해있는 안트베르펜 출신의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났는데, 그가 태어난 곳은 독일 서부의 지겐이었다. 루벤스는 1577년에서 1640년까지 살았는데, 14세기에 르네상스가 일어났고, 16세기에 종교개혁이 일어났으니까 루벤스가 태어난 시기는 종교개혁이 일어난 즈음이었다. 신교를 받아들인 가족들은 그 당시 지배하던 스페인 군의 탄압으로 안트베르펜을 떠나 쾰른으로 이주했던 것이다. 그러다 아버지가 죽고 나자 구교에 관한 신념을 간직하고 있던 어머니는 다시 안트베르펜으로 돌아가서 그를 학교에 보냈단다. 이런 구교이니 신교이니 하는 종교의 움직임이 그가 바로크 미술의 거장으로 성장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신교에서는 종교화를 거의 그리지 않았었지만 루벤스가 살던 곳에서는 아직까지 구교를 믿고 있어서 교회에서 종교화나 제단화를 많이 주문했던 것이 그가 많은 습작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그의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는 인간의 근육 모양이나 해부학적인 지식이 뛰어난데, 종교화나 제단화가 인체의 비례나 해부학에 대해 크게 공부하도록 했을 거다. 만약 그가 구교를 믿고 있는 곳에서 살지 않았었다면 지금 볼 수 있는 섬세한 인체의 표현은 볼 수 없었을 거다. 정물화나 풍경화를 그린 그의 그림을 상상할 수나 있겠는가.

 

르네상스의 시발점이 되었던 이탈리아로 여행을 가서 많은 화가들의 그림을 보고 배운 것도 그의 화풍을 만드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아무래도 이전의 중세 시기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나 인간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옮겼던 르네상스미술에 영향을 받아보니까 지금 우리가 보는 그림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나 티치아노의 생동감 넘치는 색채를 보고 배워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던 루벤스이기에 경쟁적으로 그의 그림을 모방해왔고, 그와 경쟁하려고 했다. 사실은 그런 모습에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조금 이름이 있으면 남보다 더 잘난 천재의 영역에 머물고 싶어하는 교만함이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일 텐데 루벤스는 자신이 모자라는 것과 다른 사람에게서 배웠다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고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달려들어 자신의 능력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티치아노의 <라비니아>를 모방한 것을 봤는데 오히려 원본보다 루벤스의 그림이 더 섬세하고 균형이 잡혀있다고 느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청출어람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그러한 루벤스의 성실한 노력이 그를 거장의 자리까지 올려놓았지 않았나 싶다. 누가 한 말이 생각난다. 노력한다고 누구나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은 누구나 노력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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