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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평점 :
판매중지
화자는 평론가가 황색신문스럽다고 자신의 소설을 비평한것을 언급한다. ㅋㅋㅋㅋ so what? 하고 화자는 웃어넘긴다. 많은 비판을 알면서도 스타일을 고수하는건 왜일까. 우연찮게도 게이(레즈는 아직까지도 가시화되기 어려운 사회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해 퀴어가 아니라 게이라 지칭)이야기를 쓰며 한국문학계에서 주목받는 두명의 작가 박상영과 김봉곤은 비슷한 혹평을 받는다. 성적이고 지저분한 이야기만 한다. 사랑이야기만 한다. 가볍다. 왜 이 두 작가는 이런 이야기를 하기로 결심했을까. 게이(넓게는 퀴어)커뮤니티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고자 했다고 생각한다. 나도 여성으로 남성의 목소리로 쓰인 글들만 읽다가 내 맘과 같은 , 내가 살아온 인생과 흡사한 여성이 주인공인 글을 읽었을때의 그 충격을 기억한다. 그가 나였다. 그러니 이 작가들도 써야만할것이다. 사랑이야기가 다 똑같다고? 똑같다면 헤테로의 사랑이야기는 왜 반복생산되는가. 왜 헤테로의 사랑이야기만 생산되어야하는가. 그러므로 자신들이 어떻게 사랑하는지, 말해야만 한다. 인간은 사랑에 대해 말하고 싶어하고 사랑의 이야기를 읽고 싶어한다. 자신의 사랑이 틀리지 않다는 안도를, 자신 외에도 누군가 존재한다는 걸 느끼고 싶어한다. 그러니 처음은 사랑인것이다. 다양성이란 정상성이 허락하는 하위범주가 아니다. 세상은 교차되는 지점으로 얽혀있는 수 많은 동그라미다. 우리가 지금까지 그들에게 허락한 예술적으로 아름답거나 보편성으로 환원될 수 있는 이야기, 어딘가 껄끄러움을 느끼게하며 사회에 교훈을 주는 이야기의 발화방식으로 쓰이지 않은 이야기를 들을 때가 되었다는 의미이다. 각자가 각자로 존재하는 진정한 다양성말이다. 독자로서의 게이는 상상되어지지 않았다. 독자는 언제나 ‘우리‘였다. 나는 이 소설을 사랑이야기로도 그리고 행간에서 숨겨진 많은 것들을 읽어냈다. 많은 다른 소설에서 그래왔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