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스피드
김봉곤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본인 말대로 질린다. 소설에 등장한 교수 말처럼 사건을 묘사하는 바 없이 자기 내면만 파고드는 자기중심적 인물인 ‘나‘와 사랑에 미친 ‘나‘만 등장하는 단편들. 각 단편은 따로 볼 때는 사랑에 대한 , 결국 인간에 대한 고민과 사랑이 가진 불공정성에 대한 감정묘사가 공감도 가고 좋았던 순간, 문장들이 분명 존재한다. 그런데 같은 주제 같은 톤 같은 인물이 등장하는 것 같은 단 두줄 내려쓰기로 다음 이야기가 시작하는 것 같은 변주란것이 없이 느껴지는 단편들로 한 권의 책을 구성한건 너무 자신만만했던게 아닐까.
내용과는 별개로 일본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와서 시바개를 키우고 싶어하고 그 이름은 쿠마라니 음 싫다. 일본노래가 자꾸 나오는 것도 싫다. 알고 싶지 않다.
작가는 자기가 데카당스 사랑꾼이라고 생각하는 건지 한국노랑장판남의 부활인건지. 아니면 그 중간 어디쯤인건지.
왜 상을 받았는지는 알겠고 이 정도 수위의 게이소설이 국내에서 제일 큰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는 것도 의의가 있다고는 느끼나, 너무나 전형적이지 않으려는 모습이 전형적으로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김봉곤이 멋드러지게 쓰려고 노력했다곤 보지 않는다. 이런 문체도 가끔은 보고 싶으니까, 다만 가장 잘하고 쓰고 싶은 거 말고 새로운 거를 시도해보는게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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