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는 사료를 먹지 않아 재잘재잘 세계 그림책
앙드레 부샤르 지음, 이정주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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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상세설명을 유심히 살펴본 후 내용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그저 단순하게 우리 아이가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하니 이 책을 함께 읽으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읽고나서는 순간 멍해졌다.

과연 이 책이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어하는 아이와 그 부모의 단편적인 이야기일까?

이 책은 글만 보아서도 안 되고, 그림만 보아서도 안 되는 그림책이다.

아이는 글이 말하는 것과 그림이 말하는 것이 다름을 증명하는 단서를 찾으며 즐거워한다.

아이는 상상을 상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를 즐기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고 몇 날 며칠 계속 고민했다.

어찌보면 살벌하고 잔혹하게 느껴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클레망스는 엄마 아빠가 개도 고양이도 안 된다고 해서 선택지에 없던 사자를 데려온다.

클레망스는 애완동물을 기른다는 기쁨에 한껏 미소짓지만 한편으론 눈치를 보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빠의 거절이 두려워서라기 보다는 아빠가 알아차릴까 두려운 눈치다.

집체만한 사자를 데려왔지만 아빠는 신문보기 바빠서 알아차리지 못한다.

어쨌든 클레망스는 아빠에게 확실히 보여는 줬으니 무언의 허락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듯.



사자는 고급 오픈카를 배변통으로 사용한다.

사자는 뭔가 지쳐있고, 클레망스는 딴청을 피며 모르는 척 하는 느낌이 든다.



난처한 상황일 때마다 허공을 바라보거나 딴청을 부리는 클레망스.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다는 마음에 모르는 척 하는 것도 조금씩 지쳐가는 것 같다.

이따금 상황이 호전적으로 보일 때는 클레망스도 미소를 띄우긴 하지만...



그러던 어느날 클레망스는 친구들과 숨바꼭질을 한다.

친구들이 한명씩 사라지자 친구들과 함께 사라진 친구를 찾는다.

클레망스는 사자를 등지고 친구의 이름을 외치지만 다른 친구들과 눈동자가 향하는 방향이 확연히 다르다.

그리고 한껏 화가 나있다.

그런 클레망스를 사자가 바라보고 있다.

이 순간 클레망스와 사자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과연 결말은 어떻게 되었을까?

물론 나는 책을 보았으니 알고 있다.

이 그림책이 내게 남긴 여운은 강력했다.

대체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너무도 궁금했다.

물론 정답은 없겠지???

엉뚱한 결론일 수 있지만 이런 생각들을 해보았다.

1. 아이에게 무언가 제한할 때는 구체화 하고 근거 혹은 이유를 제시할 것.

2. 눈 앞에 보이는 욕구를 채우기에 급급해 성급한 판단을 내리지 말 것.

3. 모든 행동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명심할 것.

같은 책이지만 아이와 나의 반응이 확연히 달랐기에 더욱 흥미롭고 재밌었다.

아이와 함께 읽을 때는 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재밌게 읽었다.

엄마가 어떤 생각이 드는지는 아직 이야기 하지 않았다.

아이와 함께 여러번 다시 읽어보며 조금씩 나의 생각을 풀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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