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의 아름다운 왕따이고 싶다
김성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0년 5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기 전인 7월 정도에 한 TV 프로그램에서 이 책의 저자인 김성주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본 적이 있었다. 김성주라는 여인이 어떤 사람이며,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그전까지는 알지 못하였지만, 방송 내내 그녀와 사회자의 오가는 대화 중에서 그녀의 당당하고 확신에 찬 모습이 참 인상에 깊었었다.

방송이 끝날 때 즈음, 사회자는 김성주씨가 책을 한 권 냈고, 그 책에 대해서 간략하나마 소개를 했었는데, 방송이 끝나고 나서 무척이나 그 책을 읽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었다.

<나는 한국의 아름다운 왕따이고 싶다>
책제목에서 보는 것과 같이 이 책은 여느 에세이집과는 많은 차이점을 우리에게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나면 마음 한 구석이 통쾌하면서도 우리의 현실이 왜 이래야만 하는가에 대한 서글픔을 느낄 수 있다.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이 나라를 진정 생각하는 충정(忠情)에서 나오는 목소리였으며 이 시대에 살아가는 기득권 층과 윗분들은 이 책을 필독서로 한번씩 봐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성주씨는 아주 특이한 이력을 가진 여성이다. 대성그룹의 막내딸로 재벌 딸로서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을 포기하고, 미국 유학을 단행함으로써 사서하는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고, 집안의 반대가 무척이나 심한 국제 결혼을 감했으며, 미국 생활을 하던 중에 집안의 원조가 끊겨 고생스런 날을 지샌 적도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책에서 말한 것처럼 집안의 왕따가 되었고, 오랜 외국 생활이 끝나고 미국에서 익힌 것을 토대로 소매 유통업을 해볼까 했지만, 한국의 뼈 속까지 박혀있는 술과 흰 봉투의 부정부패와 권위적이고 상명하달 식의 오랜 관행 속에서 유통업계의 왕따가 되었다.

하지만 그녀의 행동은 진정 우리들이 추구해야 할 것이었고, 투명성을 강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런 행동은 왕따가 되기 위한 기본 소양이라는 사실이 정말 한심하고 답답하기만 하다. 그녀는 성주 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를 차리고 업계에서 많은 불이익과 말도 안 되는 일들을 당하면서도 성주 인터내셔널은 1997년 면세점 공급 물량 1위의 공급원이 되었다.

그리고 그녀는 문제의 심각성이 여기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공서와 기업, 대학, 심지어는 유치원에 이르기까지 도처에서 일어난다고 우리에게 충고해 주고 있다. 물론 이것은 우리들 역시도 그렇게 느끼는 것이겠지만...

우리 이제 그녀의 말처럼 다시 일어서야 할 것이다. 과거의 영광은 과거에 묻어버리고, 현재 아우성 치고 있는 우리의 경제 대란을 잠재우며, 싱가포르와 같은 작은 나라가 크게 성장 할 수 있는 노하우를 배워 우리 역시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세계 만방에 알려야 할 것이다.

악습은 없애라고 하는 것이지, 꾸준히 명맥을 유지하라고 있는 것은 아니다. 부정 부패, 돈 봉투와 술 접대가 오가는 사회, 고위 간부들의 허세와 가진 자들의 도덕적인 해이...
이 모든 것이 우리나라가 해결해야 할 악습이고, 개개인 하나하나 정신 차리고 반성해야 할 시기이다.

경제의 위기설은 예전부터 거론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정치가들은 그들만 모르는 양 오늘도 자신의 정권 유지에 바쁘다. 정말 국회에서 치고 박으며 싸움하는 짓도 이제는 더 이상 못 보겠다. 누가 그들을 뽑았는지를 그들은 알면서 행동하는 것일까?

국민들은 더 이상 정치가들이 무엇인가를 해 준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개인 스스로가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글로벌 시대를 맞이하고, 인터넷이 보편화되는 이 시대에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개인의 발전을 작가 김성주씨는 이 책을 통해 우리들에게 궁극적으로 들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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