슛 1
츠카사 오시마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5년 10월
평점 :
절판


이 만화는 솔직히 비현실적이다. 프로도 힘들다는 초 강력 슛을 날리는 고등학생에 빠른 스피드와 세계 정상급의 테크닉을 구사하는 그 친구 거기에 거의 동물적인 육감과 운동실력의 골키퍼. 정말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그런 면이 만화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슛은 단순히 그런 비현실적만 있는것이 아니다.

첫째 구성면에서. 스포츠 만화에서는 '기적'과 '신화'는 필수요소 이다. 그리고 '슛'에서는 그 기적과 신화의 구성이 약간 특이하다. 보통의 스포츠 만화들은 대게 재능이 있(으나 감추어져 있)는 주인공들이 가장 아래 부터 여러가지 일들을 거치고 자신의 능력을 일깨우면서 성장하고 결국은 꿈을 잡아 간다. 즉 주인공들이 '기적'을 이루어 내며 '신화'를 창조해 나가는 구성이다. 아니면 옛날의 '신화'(보통은 아버지나 스승들에 의한 신화)를 동경해온 주인공들이 좀더 커서 '기적'을 일으키며 그 '신화'를 재현해 내는 구성이다.

하지만 슛은 약간 다르다. 그들은 '신화'와 함께 시작한다. '구보'라는 신화와 함께 시작함으로서 그들은 진짜 바닦이 아닌 중간 정도부터 시작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신화를 잃음(구보의 죽음)으로서 진짜 바닦의 바닦에서 다시 시작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처음부터 없던걸 얻어 가는 상황과 중요한것을 잃어버리고 극복해 나가는 상황 중 어떤것이 더 힘들지는 불보듯 뻔한일. 잃어 버린 신화에 대한 그리움과 미련, 그것을 극복하고 그것을 토대로 또다른 기적을 만들며 미완성의 신화를 완성한다는 구성은 슛만의 독특한 특징이다. 그리고 그 신화와 함께 슛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축구를 좋아한다'는 테마는 이 독특한 구성과 함께 빛을 발하고 있다.

두번째는 캐릭터들의 개성과 성장. 스포츠만화는 '캐릭터 성장만화'가 될수밖에없다. 그렇다면 캐릭터가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개성있게 성장하느냐에 따라서 재미가 가중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처음에는 '구보'의 빈자리는 '전중'이라는 캐릭터가 메우고 그의 부족한 면을 '평송'과 '건이'가 메우면서 이 '최강트리오'가 이끄는 그들만의 팀이 되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좀더 읽으면서 생각을 바꿀수 밖에 없었다. 슛에서는 '신화'의 자리를 메우는것은 '또다른 신화'가 아니라 신화가 남긴 모든 부원들이 조금씩 성장하면서 함께 그자리를 메우게 된다.

실제로 '전중'은 '구보의 10번'을 물려받고 에이스 자리를 차지하게 되지만 그가 구보의 대타가 된것은 절대 아니다. 그는 그만의 독특한 약간 우유부단하면서도 어떤순간에든 공을 쫏는 에이스로 성장한다. 팀원의 기대를 한몸에 받긴 하지만 구보처럼 든든한 지도자는 되지못하고 구보같은 테크닉 역시 없다. 가장 중요한 지도자적 요소는 그저 단순한 조연같던 단지 구보의 파트너로만 나온것 같던 '독시'가 이어가게 된다(개인적으로 이 독시라는 캐릭터가 가장 마음에 든다) 그는 처음에는 약간 '재수없다'라고 느낄정도고 실력 역시 구보라는 천재에 가려서 별볼일 없을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그의 진가는 구보가 죽음으로서 빛이난다. 구보가 없는 팀을 지도하면서 최고의 게임메이커로 성장하는 그는 마지막에는 신화가 선택한 어찌보면 전중보다 더 구보의 후계자로서 어울리는 캐릭터로 성장해있다. 테크닉 적인 면은 평송이 이어 받은듯 하다. 빠른발과 더불어 정상급의 테크닉 그리고 이론적인 부석능력은 천재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이다. 이들 뿐만 아니다. 건이는 여러 강적들의 상상을 초월하는(정말 어처구니없는) 슛들을 격으면서 문제아에서 든든한 수문장으로 성장하게된다. 중간에 들어온 '마굴'은 구보에 대한 집착에서 주인공들을 깨우는 역활을 하고 초반에는 정말 눈에 띄지않던 '신일'은 마지막엔 오프사이드 트랩을 구사하며 조용하면서도 가장 중요할때 나타나는 럭키보이가 된다. 그외에 일미, 전중의 누나, 평송의 아버지 등등의 주변 캐릭터들도 각각의 개성으로 슛의 재미를 한것 높혀준다.

이런 특징들로 인해 슛은 자신만의 색깔을 갖게 슛만의 재미가 생겨난다. 스포츠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해주고 싶은 만화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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