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뜰라에르
서정윤 지음 / 로코코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제 결혼식에 손을 잡고 들어가는 거예요. 고작 그게 남은 소원이시래요.”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 드리기 위해 남편이 필요한 여자와

“누구 하나 터치할 사람도 없는데 한 1년쯤 데리고 살다 버리기엔
나란 사람, 더없이 좋은 조건처럼 보이지 않습니까?”

스캔들을 잠재우기 위해 쇼가 필요한 남자가 만났다.

그들이 손잡은 1년의 시간.
사라진 줄 알았던 감정은 마음이 되어 어느새 제멋대로 흐른다.

“지금부터 제대로 연애해 보자.”
“…….”
“너랑 나. 우리 둘이.”

차마 거절하기 힘든 유혹에 질끈 눈을 감는다.

어쩔 수 없는 이끌림…… Atraer.
당신에게 보내는 마음의 메시지. 선물처럼 그 사랑이 찾아갑니다.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아버지를 위해 남편이 필요했던 정연서.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인 결혼. 그 소원을 위해 가짜 남편이 필요했기에 맞선도 보지만
길어야 1년만 남편 행세를 해줄 남편감을 찾기가 쉽지는 않았다.
우연히 어느 건물에 걸린 플랜카드에서 '유성에서라면 어떤 인생도 가능합니다.' 문구를 보게 되고
남편역을 해줄 배우라도 찾아보려 그 회사를 찾았다가 그 남자 도주환을 만난다.

 

예전 스캔들의 주인공이자 회사 소속 여배우 한유라와 다시 터진 스캔들에 무마할 뭔가가 필요했던 도주환.
남편감 배우를 찾겠다며 회사를 찾은, 한유라와 닮은 연서와 만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결혼이 필요했던 서로의 필요 조건에 적합한 상대임을 알고 주환은 연서에게 계약서를 건넨다.

 

서로의 자리에 적절한 연기력을 요하는 계약 결혼.
갑작스럽지만 그렇게 둘의 결혼은 시작된다.
언제까지 사실 수 있을지 모르는 아버지를 위해 안정된 가정을 꾸린 모습을 보여야 했던 연수와
그런 연수의 곁에서 좋은 사위, 아들노릇까지 든든하게 해준 주환.
어느새 주환은 연수의 다부지고 참한 모습들에 마음이 가고
연수 또한 아버지를 웃게 해드리고 어느새 자신도 행복하게 만드는 주환의 의외의 면면들에 흔들린다.
하지만 서로에게 자신들의 비밀들을 말하지 못해 오해가 쌓여 제대로 진심을 전하진 못한다.
용기를 낸 주환이 먼저 비밀을 터놓고 연수에게 다가가지만
과거의 일로 오랫동안 두꺼운 벽을 세우고 산 연수는 주환에게 마음이 가면서도 쉽사리 마음을 열진 못한다.

 

가족의 정, 부모의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자란 주환에게 연서의 가족들은 참 특별했어요.
처음엔 그저 계약상 의무적으로 찾아뵀던 연수의 아버지가 진짜 아버지가 되주셨고
고모 가족을 비롯한 연서의 친척들도 주환을 진짜 가족으로 받아주며 가족의 품을 느낄 수 있었죠.
과거의 사랑에 대해 원망할 수 밖에 없던 연서의 늦은 후회와 딸에 대한 미안함으로 긴시간 마음을 졸인 아버지.
이제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음을 알기에 더 슬펐지만 주환덕분에 아버지도 연수도 참 많이 웃을 수 있었죠.
좋아하는 마음을 먼저 깨달은 주환은 연서를 급하게 몰아붙이지 않고 찬찬히 바라보고 마음을 전해요.
연서의 마음을 다잡기 위해 연서의 약점인 아버지까지 끌어들여 틈새 공략에 나선 주환씨.
분명 그들의 시작은 여러장의 계약서가 첨부된 계약 결혼이였는데 어느새 진짜 부부가, 가족이 됐죠.
반듯한 연서에게 강한지만 능글맞으면서도 부드러운 주환이 곁에 있어 참 다행이였어요.

 

연서와 연서의 아버지의 그 사랑은 너무 안타깝고 애틋해서 읽는 내내 눈물이 났어요.
그저 눈물을 뽑기 위해 구구절절 슬프게 쓴 글이 아니라 글에 마음이 동했다고 할까요.
이 책을 다 읽고 아빠가 많이도 보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전화를 걸었지만 엄마보다 아빠에게 더 무뚝뚝한 딸이라 그저 안부만 묻고는 끊었어요.
'사랑해'
아이들이나 남편에겐 참 쉬운 그 말이 왜 부모님껜 그리도 쑥스럽고 어려운 말이 됐는지 모르겠어요.

 

서정윤 작가님의 팬이기에 거의 모든 작품을 읽었는데요.
작가님의 후기에도 나왔지만 19금 잘 쓰시는 작가님이란 인식이 있던 게 맞죠.
요즘 굳이 책에 19금이 안 붙어도 씬들이 흔하잖아요.
뽀뽀만 하는 건 아니지만 삐리리 씬이 없어요! 작가님의 이런 퓨어한 작품이라니!!
그런데 참 좋았어요.
강렬한 씬이 있는 작품들은 그런 묘미가 있어 좋고, 없는 건 또 없는 데로 순수하고 마음이 충만해지니 좋네요.
네, 결론은 서정윤 작가님의 작품들은 그저 좋다는 거예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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