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케이션 - 돈과 사람을 끌어당기는 입지의 비밀
디 아이 컨설턴트 외 지음, 김지영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향후 수 년간 물리적 점포를 개업할 계획이 없는 내게 이 책이 들어왔다. 참새에게 펜을 준 것과 같았지만 담겨 있는 내용이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상식 선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이미 수없는 경험을 한 아는 사장 형님께 드리면 훑어보고 되파실 수 있을 듯하다. 그렇지만 책의 키워드가  “과학적 방법”, “수치화”이기에 조금 훑고 넘어가자.


책은 2016년에 28년 차가 된 D. I. 컨설턴트가 썼다. 이 회사는 장사가 잘 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이유가 입지(상권)에 있다면서 시작한다. 두 요소는 다른 것들과는 다르게 수정불가능한데 이걸 조금 비약하면 입지가 매출의 90%라는 띠지의 카피가 나온다.


입지는 10가지 하위 요소로 되어 있다. 다 적기엔 너무 많고, 적어도 정확한 정의가 필요하니 그건 책을 참고하면 되겠다. 이 D. I. 컨설턴트라는 회사는 수많은 컨설팅을 통해 10요소를 골라냈다. 그리고 각 입지마다 각 요소와 그에 알맞는 가중치를 곱한 것들의 합이란 방정식을 만들었다. 이를 매출요인분석이라고 한다. 앞서 말한 키워드 두 가지가 전부 포함되는 이야기다.


책은 여러 사례로 차있다. 일반적으로 사례는 구체적이기에 재미있고 이 책도 그에 맞는 흥미를 일으킨다. 개별 매장의 공간이 모두 다르기에 사례연구는 분명 알맞은 선택이다. 그렇지만 “과학적”, “수치화”, “방정식” 등 일반화의 느낌을 주는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사례를 제시하지만 “그래서 방정식은 어떻게 되는거야?”라는 질문에는 답해주지 않는다.  250여 페이지밖에 안되는 이 책에 영업비밀을 담을 수는 없겠지만 배고픈 자에게 빵 만드는 기술을 알려주는 느낌이다. 그리고 눈을 찡긋하며 명함 뒤에 ‘식당은 우리 회사 안에 있습니다’는 글귀를 발견한 듯하다.


그럼에도 이 허탈감을 벗을 수 있었던 이유는 매 챕터 끝마다 배치된 〈골목의 전쟁〉의 저자 김영준 씨의 코멘트 때문이다. 일본에서 쓰인 이 책은 비록 회사가 해외 입점까지 다루는 “과학적인 방정식”을 이야기하지만 한계가 있다. 입지가 모두 다른 것처럼, 대한민국과 일본의 상황은 다르다. 객관적인 10요소가 탄탄하게 있지만 말이다. 그런 부분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는 글이 있기에 번역서가 덜 아쉬웠다.


통틀어보자면 이 책은 종합서가 아닌 하위 분류의 개론서와 같다. 가게 기획의 단계에서 필요한 마케팅, 브랜딩 등 중 입지라는 분류를 강조한다. 내용은 상식 선에서 이해할 수 있을만큼 가볍고 쉽다. 아쉽게도 전공심화는 회사와 컨설팅을 하거나 그 회사에 들어가는 방법 밖에 수강할 수 없겠다. 자세한 내용은 읽어보시면 될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