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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파는 사람
최수웅 지음 / 청동거울 / 2006년 10월
평점 :
"새겨들어, 가슴 한복판에 깊은 우물 하나 파고 들어앉어야 살 수 있는 법이여. 그렇게 땅구뎅이를 파고 들어앉을 것이 아니라, 네 눔 가슴 복판을 파고 들어앉어야, 잊어뿌려야 헐 것도 잊혀지기 마련이고, 살어야 헐 것도 살어질 수 있는 법이여."
- [우물파는 사람] 중에서
아침, 저녁, 읽는 시간에 따라 읽는 속도가 다른 글이 있다.
두번, 세번, 거듭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달라지는 글이 있다.
혹은
글을 읽어가면서 가슴 한 구석에서 묵직한 돌에 묻어둔 우직한 속내를 들켜 당황하는 경우가 있다.
눈이 내리가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겨울 밤.
"가슴 한구석이 뚫린 채로 살아가는 걸"느끼고 싶을 때
강추하고 싶은 소설이다.
"그날 무언가 나를 관통하고 지나갔다. 그래서 한동안 일을 손에 잡을 수 없었던 것도 사실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살았다. 그것도 성실하게, 가슴에 구멍이 뚫린 채로도 살아갈 수 있다고, 서른세살의 나는 그렇게 말했다"
- [우리상자 속의 꽁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