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은유하는 순간들
김윤성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나는 진짜 삶도 은유로 시작된다고 말하고 싶다. 

누구나 자기만의 삶의 은유가 있을 것이다. 

나는 여행에서 삶의 은유를 발견했다. 

여행에서 기대의 반대말은 실망이 아니라 

우연히 마주치는 예기치 못한 행복이다. 

여행에서 만나는 예기치 못한 행복을 마음을 활짝 열고 

자신의 삶의 은유로 받아들이면 된다.


 "현실에서는 모든 것이 직설이다. 일상을 살아내려면 직설은 필요조건이다. 그러나 일상의 직설은 많은 고통을 동반한다. 그래서 우리는 때때로 제대로 살고 있다고 느끼지 못한다."

 꼭 필요한 말만 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간혹 아름다운 순간을 마주하더라도 깊이 사유할 여유 없이 지나쳐버리곤 한다. 이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껏 은유할 수 있는 시간이며,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저자에게 있어 그 수단은 바로 '여행'이었다.


 이 책에선 다른 여행 에세이에서 자주 접하지 못한 색다른 여행지를 접하게 되어서 좋기도 했지만, 더욱 매력적이었던 건 여행지와 관련하여 저자가 인용한 책의 구절이었다. 나도 읽어본 적 있는 책의 문장을 여행하면서 마주친 갖가지 상황과 이을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롭기도 했고, 동시에 그 책에 대한 새로운 감상을 얻기도 했다.


 과거에 나는 어떤 방식으로 여행을 은유했는지 떠올려보았다. 그때도 글쓰기를 좋아했던 나는 여행하는 내내 일기장을 꼭 들고 다니면서 카페에서 잠시 쉴 때마다 티켓을 정리해 붙이고, 여행지에서의 감상을 적곤 했다. 사회에 필요한 생산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집착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었던 그 시간이 바로 현실을 버틸 수 있도록 해준 나만의 '삶의 은유'였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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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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