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편의점을 털었습니다 - 야매 편의점 평론가의 편슐랭 가이드
채다인 지음 / 지콜론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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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나에게 편의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면 

"거리의 오아시스."라고 이야기한다.

항상 그곳에 있어서 평소에는 스쳐 지나가지만 

필요한 순간에는 변함없이 늘 있어주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 

 

 '야매 편의점 평론가의 편슐랭 가이드'라는 소제목이 정말 잘 어울리는 책이다. 여러 종류의 편의점 음식을 소개하는 내용과 편의점에 얽힌 작가님의 경험 이야기를 읽다 보니 나도 어떤 추억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중국 유학 시절, 집 아래에 위치했던 패밀리마트를 거의 매일같이 이용하곤 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나는 편의점을 자주 방문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편의점 음식은 맛없을 것이라는 편견 때문에, 또 무언가를 사고 싶다면 자연스럽게 슈퍼를 떠올렸기 때문에 편의점은 아주 가끔 음료수나 컵라면을 먹으러 간 정도였다. 그러다가 중국을 가게 된 나는 서툰 중국어로 인해 음식점에서 주문을 하는 것이 조금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마침 집 아래에 위치했던 패밀리마트에, 단순히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골라 계산만 하면 되는 편의점 시스템에 매료되었고, 그렇게 나의 중국 편의점 여정이 시작되었다.

 

 처음엔 밀크티 같은 음료로 가볍게 스타트를 끊었고, 점점 편의점에 익숙해지면서 도시락, 샐러드, 찐빵, 아이스크림, 커피 등 다양한 제품을 섭렵했다. 특히 어떤 도시락은 너무 좋아해서 일주일 내내 먹은 적이 있을 정도였다.

 패밀리마트는 나에게 카페가 되어주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한국 편의점 원두커피는 맛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중국 패밀리마트 원두커피는 카페에서 매번 커피를 사기 부담스러웠던 나에게 충분한 대체재가 되어 주었다. 너무 자주 커피를 사러 가니 어느 날 점원분이 나에게 패밀리마트 회원권을 추천해 주셨고, 그렇게 난 다양한 할인 혜택으로 커피를 더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었다.

 

 한국에 온 지금 난 여전히 중국의 편의점이 그립다. 언어의 장벽에 힘들었을 때, 가족의 품을 벗어나 혼자 살게 되면서 처음 마주한 텅텅 비어있는 냉장고를 보며 배를 곯고 있을 때, 커피를 마시고 싶지만 카페 갈 돈은 없었을 때 간 편의점. 그때 그 시절, 편의점은 좀 더 편한 유학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고마운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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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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