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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정상가족 - 자율적 개인과 열린 공동체를 그리며
김희경 지음 / 동아시아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선량한 많은 이들이 정상과 비정상 사이의 금을 매우 쉽게 긋는다는 걸 깨달았다. ‘정상가족’ 내에서 허용하는 체벌과 ‘비정상가족’에서나 일어나는 학대. 두 가지는 서로 다르고 섞이지 않는다고들 생각한다. 마치 정상과 비정상이 매우 동떨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어른을 때리면 폭행죄로 처벌받지만 가족 안에서 이루어진 체벌은 왜 괜찮다고 용인되는 것일까? 김희경은 이러한 한국 사회 일반의 생각이 자녀를 소유물로 바라보는 시각을 반영한다고 말한다. 아이의 스케줄 관리부터 진로 설계까지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는 부모의 태도나 부모가 자녀의 숨을 거두고 스스로 자살한 사건을 온정 어린 시선에서 ‘일가족 동반 자살’이라고 보도하는 일부 언론의 방식 또한 연장선에서 바라본다. 서로 다른 사건 같지만 자녀를 소유물로 여긴다는 점에서 둘은 맥을 같이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묵인되거나 포장된 폭력들을 드러내고 그 기저에 한국의 가족주의가 뿌리내리고 있다고 말한다. 제도와 정책들이 가족 단위로 설계되고, 공적 영역에서 책임져야 할 부분까지 가족이 짐을 떠안는 사회에서 모든 경쟁은 개인이 아닌 가족 단위로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한국 사회에서 가족이 지나치게 중요해진 이유이다.
(출판사 리뷰 중 일부분을 인용했습니다.)
이 서평을 쓰고 있는 동안에도 아동 학대 기사를 보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기사 속 '계모', '가족 동반자살'과 같은 표현들이 달리 보였고, 이런 몰이해한 표현들이 우리에게 가족의 잘못된 개념을 심어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흥미로웠던 점은 이 책의 93쪽에 나오는 중국 본토가 바라보는 '가족 동반자살'이다. 부모가 자녀를 살해한 후 자살하는 사건을 같은 유교문화권 중 일본, 한국, 대만, 홍콩은 모두 '가족 동반자살'이라 부르며 가족 구성원 전체의 자발적 결정인 양 다루지만, 중국 본토에서는 '윤리참극'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중국 본토에서는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며 함부로 부모가 그 생사 여부를 결정할 수 없는 국가의 성원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인 친구에게 한국에서는 부모의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을 '가족 동반자살'이라고 표현한다고 말하니 그는 바로 "그게 왜 자살이야? 그건 살인이지."라며 의아해했다. 그러게. 나는 왜 지금까지 명백한 살인을 '자살'로 치부해왔던 걸까. 왜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못했을까.
아이를 때리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내 말을 듣지 않아 체벌을 한 것이다', '어릴 땐 좀 때리면서 가르칠 수 있다' 등의 말에 쉽사리 반대 의견을 내놓지 못한 것은 근거를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냥 당연히 안 되지."보다 상대를 충분히 설득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가 궁금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비로소 그 답을 알게 되었다.
아직 사회엔 분명히 잘못된 것 같지만 우리 삶에 너무나도 깊숙이 퍼져있어 정확히 왜 잘못되었는지 알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왜 하루가 멀다 하고 아동학대가 일어나는지,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고 그렇다면 우리가 뭘 할 수 있는지 이 책은 모든 해답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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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