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학과 과학은 다르다!
내가 이 책을 통해 얻은 가장 크면서 기본적인 지식은 바로 공학과 과학의 차이였다.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공학을 과학의 한 부류로 얼버무리는 대부분의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우리의 세계관을 바꾸는 것은 과학이지만 우리의 삶을 오롯이 바꾸는 것은 기술이다."라는 책 뒤표지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님의 추천사를 통해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삶을 더 이롭게 만드는 것이 공학임을 알게 되었다.
● 공학의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
내가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일상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 행위를 먼저 묘사한 뒤 거기에 담긴 공학 지식을 설명한다는 것이었다.
"초등학교 시절, 같은 학급 아이들은 당시 유행했고 지금도 유명한 나이키 운동화를 많이들 신고 다녔는데 어머니는 나에게 시장에서 '나이스' 운동화를 사주셨다. 부끄러워 그랬는지 새로 산 신발이 빨리 닳아 없어졌으면 하는 생각뿐이어서, 신발을 접어 신거나 바닥에 대고 질질 끌며 걷다가 혼나곤 했다. 비싼 운동화 한 켤레 사주지 못해서 가슴 아파하시는 어머니 앞에서 시멘트 바닥에 새 신발을 질질 끌며 빨리 닳게 하려고 애쓰는 철없는 내 모습을 생각하면 꿀밤 한 대를 먹여주고 싶은 심정이다."
이렇게 작가님의 개인적인 일화를 먼저 소개하며 이것과 관련된 현상인 '마찰'에 대해서 설명하기 시작한다.
나에게 있어 공학이란 참 멀고도 먼 존재였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사실 우리는 공학에 둘러싸여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 '공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배우며 얻는 즐거움과 위로
"살다 보면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료들과 의도치 않은 '마찰'이 발생할 때가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생기는 마찰은 물체와 물체가 만났을 때처럼 필연적일 수밖에 없고, 그것을 어떻게 소화할 것인가는 순전히 나에게 달린 문제일 것이다. 상대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아니면 스트레스를 받고 화를 내며 조금씩 마음에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 마찰을 잘 조절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린 시절 '나이스'운동화를 바닥에 끌던 어리석은 어린이 말고."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나는 다양성을 즐기는 편인데, 한 사물을 나와는 다른 시선으로 보는 상대방이 가진 지식, 가치관 등이 매우 흥미롭게 느껴지고, 거기에서 받는 새로운 종류의 위로가 있기 때문이다.
운동화를 질질 끌고 다니는 행위에서 마찰이라는 현상을 배우고, 그 마찰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내가 살면서 겪는 온갖 종류의 마찰을 떠올리며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생각해 보는 이 일련의 과정은 나에게 새로운 깨달음과 세상을 보는 다른 시선을 갖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