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자의 세상 보는 눈 - 가뿐하게 읽는 교양 공학
유만선 지음 / 시공사 / 2020년 9월
평점 :
일시품절


세상엔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있기에 어떠한 사물 하나를 보더라도 사람마다 떠올리는 생각이 다르다.

그 다양성을 즐기는 나에게 있어 '공학자'가 보는 세상을 알려주는 책인 『공학자의 세상 보는 눈』은 내가 지금껏 겪어보지 못했던 다른 차원의 다양성을 선사한다.


사실 나는 철저히 문과형 인간이기 때문에 이런 공학/과학 책이라면 약간의 거리감이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시공사 출판사에서 '시공사 교양 과학 독서클럽'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을 발견한 나는 이참에 과학책에 한번 도전해볼까 하며 신청하여 받게 된 첫 번째 책이 바로 『공학자의 세상 보는 눈』이었다.




● 공학과 과학은 다르다!


내가 이 책을 통해 얻은 가장 크면서 기본적인 지식은 바로 공학과 과학의 차이였다.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공학을 과학의 한 부류로 얼버무리는 대부분의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우리의 세계관을 바꾸는 것은 과학이지만 우리의 삶을 오롯이 바꾸는 것은 기술이다."라는 책 뒤표지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님의 추천사를 통해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삶을 더 이롭게 만드는 것이 공학임을 알게 되었다.


● 공학의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


내가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일상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 행위를 먼저 묘사한 뒤 거기에 담긴 공학 지식을 설명한다는 것이었다.


"초등학교 시절, 같은 학급 아이들은 당시 유행했고 지금도 유명한 나이키 운동화를 많이들 신고 다녔는데 어머니는 나에게 시장에서 '나이스' 운동화를 사주셨다. 부끄러워 그랬는지 새로 산 신발이 빨리 닳아 없어졌으면 하는 생각뿐이어서, 신발을 접어 신거나 바닥에 대고 질질 끌며 걷다가 혼나곤 했다. 비싼 운동화 한 켤레 사주지 못해서 가슴 아파하시는 어머니 앞에서 시멘트 바닥에 새 신발을 질질 끌며 빨리 닳게 하려고 애쓰는 철없는 내 모습을 생각하면 꿀밤 한 대를 먹여주고 싶은 심정이다."


이렇게 작가님의 개인적인 일화를 먼저 소개하며 이것과 관련된 현상인 '마찰'에 대해서 설명하기 시작한다.

나에게 있어 공학이란 참 멀고도 먼 존재였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사실 우리는 공학에 둘러싸여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 '공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배우며 얻는 즐거움과 위로 


"살다 보면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료들과 의도치 않은 '마찰'이 발생할 때가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생기는 마찰은 물체와 물체가 만났을 때처럼 필연적일 수밖에 없고, 그것을 어떻게 소화할 것인가는 순전히 나에게 달린 문제일 것이다. 상대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아니면 스트레스를 받고 화를 내며 조금씩 마음에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 마찰을 잘 조절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린 시절 '나이스'운동화를 바닥에 끌던 어리석은 어린이 말고."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나는 다양성을 즐기는 편인데, 한 사물을 나와는 다른 시선으로 보는 상대방이 가진 지식, 가치관 등이 매우 흥미롭게 느껴지고, 거기에서 받는 새로운 종류의 위로가 있기 때문이다.

운동화를 질질 끌고 다니는 행위에서 마찰이라는 현상을 배우고, 그 마찰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내가 살면서 겪는 온갖 종류의 마찰을 떠올리며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생각해 보는 이 일련의 과정은 나에게 새로운 깨달음과 세상을 보는 다른 시선을 갖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님이 공학에 대해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하신 것이 느껴졌다.

아쉽게도 나는 이 책이 그래도 조금 어렵다고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을 가끔 찾게 될 것 같다.

꼭 공학 지식을 완전히 이해해야겠다는 결연한 목적을 가지고 이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 제목 그대로 '공학자의 세상 보는 눈'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공학적인 지식을 얻고 싶은 사람에게도, 나처럼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선을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도 모두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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