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故 마티아 파스칼이오 대산세계문학총서 100
루이지 피란델로 지음, 이윤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 루이지 피란델로(1867~1936)지음/이윤희 옮김

▶ 문학과지성사(1판1쇄 2010. 12. 8), 353쪽

 

나는 이때부터 나의 모든 불행과 고통을 웃어 넘기는 버릇이 생겼다. 그 순간 나는  꼭 비극배우와 같았다. 이보다 더 웃기는 비극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59)

이 책은 우연히 이탈리아 여행전 이탈리아 작가에 대해 알아보고자 검색하던중  '이탈로 칼비뇨'만 알고 있던 내게 강한 호기심을 끄는 작가가 바로 '루이지 피란델로'였다.

그의 삶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던 것, 유복한 출신에서 자랐으나 아버지와 아내가 투자한 유황광산이 홍수로 폐쇄되면서 그 충격으로 아내는 반신불수에 정신병까지 얻어 그를 고통과 번민 속에서 살아가게 했다. 더우기 하나밖에 없는 사랑하는 아들마져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아픔까지 겹치게 된 삶을 살았다.

이러한 그의 내력을 알고난 뒤여서인지 그의 작품속에도 비슷한 상황이 나타나곤 한다.

이 작품은 피란델로에게 작가로서의 명성을 가져다 준 최초의 작품이자 대표 장편소설이다.

주인공 마티아 파스칼은 세번 죽는다. 한번은 타인에 의해, 두번은 자신에 의해 세번은 자연적 순리에 의해서 죽게된다.

이 작품이 발표된 시기가 20세기초인 1904년이어서 작품전반에 흐르는 내용을 보면 유럽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혼란의 시기였음을 나타내고 있다.

 

이 소설은 인간의 삶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가 형상화된 작품으로 삶의 불합리하고 모순적인 상황과 불행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험을 시도하나 결국 좌절하고 마는 한 인간의 이야기다.

사회적이방인으로 사는 것은 자유가 아니라 오히려 껍데기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새로운 삶을 산다는 것은 새로운 관계에 대한 사회적 신분변화일뿐 내면적 변모를 이루지 못한다. 즉 사람이란 타인과의 관계를 완전히 떠나서 존재할수 없다. 모든 '자아'는 '타인'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본래 의 자신을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좌절된 자유를 주제로 한 작품이다.

 

이 작품이 발표되고 나서 일상적인 삶에서 일어날수 없는 부조리한 것을 소설화했다는 것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루이지 피란델로는 이렇게 응수했다.

" 삶이란 언제나 크고 작은 부조리한 일들로 넘쳐나기 때문에, 예술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저 어리석은 '일어남직함의 법칙'(베로시밀리안자) 따위와는 무관할 수 있는 귀한 특권을 갖고 있습니다.

삶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부조리할 수 있지만, 예술작품은 그것이 예술작품인 이상 그럴수 없습니다"

 

역시 피란델로답다 . 독자는 바로 이런 면에서 작가에 매료되는가보다.

국내 모 베스트셀러 작가의 천사표적인 소설과는 비교된다.

100년이 지난 작품을 읽는동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대를 초월해서  인간내면의 솔직함과 고뇌를 공감할수 있게 되었다. 거기다 웃음을 자아내는 유머까지

 만일 내게도 ' 새로운 인생을 살수 있다면 과연 어떤 삶을 살 수 있을까?' 질문을 하게 만든 소설이다 .

최근에 만난 괜찮은 작품중의 하나이다.

 

<본문 속 밑줄>

 

인간의 허영심이란 때로는 모욕적인 숭배나 유해한 악취가 진동하는 비천한 아첨마져도 거부하지 못하는 법이니까.(86)

 

처참한 순간에 행복했던 시절을 회상하는 것보다 더 큰 고통은 없다오(107)

 

어떤 도시라도 로마처럼 그터럭 독특하고 도드라진 성격을 지니 생을 누리고 나면 근대적인 도시로, 전혀 다른 도시로 변화될 수 없습니다. 로마는 산산조각난 자신의 거대한 심장을 끌어 안고서 저기 저 깜피돌리오 언덕에 나자빠졌어요.(161)

 

인간이 고통에 처하면 선과 악에 대해 특이한 생각을 갖게 된다는 것을 체험할수 있었다.

선이란 타인들이 자신에게 베풀어야 하는 것이며 고통 그 자체가 보상권리를 낳기라도 하는양 자신은 당당히 그걸 요구하게 된다는것, 반면 악에 관한한 마찬가지로 고통 그 자체로부터 타격을 부여받기라도 한듯 그가 타인들에게 끼쳐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만약 남들이 거의 의무나 다름없는 선행을 자신에게 베풀지 않으면 그들을 비난하고 자신은 권리나 다름없는 온갖 악을 행하고도 가볍게 변명을 하려드는 것이다.(207)

(선과악에 대해 이보다 더 명료한 정의가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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