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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숲으로 떠나는 여행
한준희 지음 / 꿈과희망 / 2009년 7월
평점 :
현직 고등학교 국어교사이시며 블로그 이웃인 해우(바다 그리고 섬)님이 내신 문학기행이다.
포스팅하신 감성이 넘처나는 글을 보면서 블로그 이웃이 되었는데 직접 서명을 해서 보내
주시기까지 해서 그 의미는 남다르기까지 하다.
그 덕에 그동안 선물하고 싶었던 사람들이 떠올라 몇몇 지인들에게 이 책을 보내드렸다.
그동안 휴가와 이사등이 겹치는 관계로 한동안 책을 읽고 정리를 하질 못했다.
책을 읽으며 나도 마치 학창시절로 돌아가 선생님을 따라나선 학생처럼 문학기행에 따라나서듯
그가 이끄는 문학의 숲길을 따라 여행을 하다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그 배경 속으로 들어와
있음을 알게 된다.
마음 속으로 그려왔던 풍경인 '곽재구의 포구기행'에서 보았던 순천만 갈대숲이라던가 해넘이를
만나게 되는 순간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질렀다.
익숙한 작가나 책속 풍경으로 갈때면 같은 길이 아닌 서로 다른 길에서 서로 그리워 했던 장소를
만난듯이 반갑고 기쁘기까지 하다.
개망초꽃 전문/(장하빈)
자전거 타고 달리다가 철길 건널목에 멈추었습니다
차단기 내려지고 종소리 땡땡땡땡 울려와
꼬리에 꼬리를 문, 검은 물체가 휙 지나갔습니다
훈장처럼 어깨에 꽂혀 나부끼던 개망초꽃
바람에 날리어 검은 바퀴에 깔리고 말았습니다
스무해를 개망초 꽃으로 떠돌았지요
등뒤로 덤프트럭 언제 덮칠지도 모르는 길섶에서
나의 페달은 자꾸 헛돌았지요
차단기 굳게 내려진 가슴속, 종소리 울려퍼질 때마다
검은 물체에 대한 기억을 벼랑 끝으로 밀쳐냈습니다.
실어증 앓던, 개망초 같은 시절이었습니다.


바다가 무엇보다 슬프도록 아름다운건 거기에 소멸될 수 없는 그리움이 숨쉬고 있기 때문이다.
바다냄새, 싸리꽃냄새, 비냄새, 그리고 그리움 냄새. 그리움의 진정한 실체는 여전히 아무도 모른다(108)
아무리 지천으로 널려있어도 볼수 없는 대상이 많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개망초꽃이었다. 흔하기 때문에 오히려 소중한 그것, 개망초꽃은 나에게 그걸 가르쳐 주었다.(117)
(그렇다 내가 유난히 애틋해 하는 꽃중의 하나가 개망초였다, 아무도 관심같지 않는 곳에서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개망초를 보았을때 그때 나는 속으로 울었다)
아무리 비켜가려해도 스치지 않고서는 지나갈수 없는 길이 존재했던 모양이다(208)
사랑은 차마 마주 보지 못하고 그 사람의 그림자에 시선이 머무는 행위이다. 그러면 그 사람의 마음이 내 안에 무늬를 그린다. 나를 지켜보는 누군가를 위해 하나의 사물이 되어 존재할 수 있는것, 그것이 사랑이다(247)
시간은 기묘한 힘으로 나를 지배했다. 난 내가 아니라 시간 속에서 길을 걸어가는 작은 존재에 불과했다. 슬픔이나 흉터, 그리고 상처들이 내 몫이 아니라 시간의 몫이라는 깨달음(248)
아름다운 풍경이 슬플수도 있다는 것이 참혹했다.
몇개의 슬픔들이 오늘은 어디쯤에서 길을 잃었을까?
내 슬픔에 모두가 침묵한다고 느낄때 문득 외롭다(2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