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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 모두가 예쁜 날들
쉬즈웨이 지음, 류희정 옮김 / 그리고 다시, 봄 / 2024년 6월
평점 :
★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선정 도서
★독일 화이트 레이븐 수상작
★멕시코 과달라하라 국제도서 선정 도서
『사계, 모두가 예쁜 날들』은 절제된 글과 동일한 공간을 배경으로 조용한 시간의 흐름을 담아낸 것이 특징적인 그림책입니다. 이 책은 어느 작은 골목길에 찾아오는 봄과 여름, 가을, 겨울의 풍경을 통해 잠시 잊고 있었던 나의 아름다운 그 시절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게 합니다.
연둣빛 잎이 돋아나 짙은 녹음으로 변하고, 다시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이내 사라지는 나뭇잎처럼 우리네 인생도 연둣빛 잎처럼 파릇파릇한 시기를 거쳐, 이별과 죽음이라는 시간을 만나게 됩니다. 흐르는 세월 앞에서는 나도, 나를 둘러싼 주변도 모두 변합니다.
가만히 책장을 넘기며 그 계절 나의 시간을 곱씹어 보거나 앞으로 올 날을 상상해 보세요. 그럼 어느 드라마 대사처럼 “삶이 때론 행복했고, 때론 불행했고,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음을,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음을” 마음으로 느끼게 될 것입니다. 지금 또다시 우리를 찾아온 그 하루를 예쁘게 살아가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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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습니다.
여름이 끝나 갑니다.
가을이 왔다 가고, 갔다 또 오고,
왔다 또 가고, 갔다 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겨울이 찾아오더니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봄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 작가의 글
-인생이란 본디 덧 없는 법
여름이 무르익으면 나무에 푸른 잎이 무성해지듯 나도 넘치는 vol로 꿈을 이루기 위해 짐을 떠나 더 멋진 세상으로 날아갔다. 그러다가 지치고 좌절할 때면 집에 돌아와 한 마디의 위로와 어머니가 차려준 밥 한 끼에 다시금 비상할 힘을 얻었다.
점점 시간이 없어졌다. 바빠서 집에 가는 것도 잊었다. 부모님의 머리가 온통 하얗게 변한 것도 알아채지 못했고 내가 뭐 하느라 바쁜지조차 몰랐다. 어린 시절에 봤던 길거리 연극과 찐빵 장수가 손님을 부르던 소리, 순수하기 그지없던 첫살의 감정, 그리고 꼭 이루리라 다짐했던 꿈은 이미 기억에서 희미해졌다.
세상의 모든 인연은 찾아왔다 떠나고 떠나갔다 다시 돌아오는 계절과 닮았다. 떠나간 사람과 지난 일 역시 그처럼 난데없이 찾아왔다가 기척도 없이 생각난다.
“인생이란 본디 덧 없는 법이지.”
-시즈웨이-
■추천글
- 묵음으로, 마음으로 듣는 이야기
참 별난 책도 다 있다 싶습니다. 책이라면 글자가 있어야 하는데 글자는 별로 없고 그림으로만 채워진 책입니다. 무슨 책이 이럴까? 한 번 넘겨 봐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적어도 두 번 세 번은 찬찬히 그림을 들여다 보고 나서야 아, 이 책이 이런 책이구나 알 것 같습니다.
이 책은 그림책이지만 결국ㅇㄴ 시집이기도 하고 동화책이기도 한 책입니다. 활자로 읽는 시집이나 동화책이 아니고 그림으로 읽는 시집으고 동화책이었습니다.
놀랍습니다. 이러한 독특한 발상과 창안, 신선하고 아름답습니다. 몇 자 안 되는 글씨를 따라 가고 그림을 보면서 우리는 1년 여행을 떠납니다. 아니, 일생의 여행을 떠납니다.
그 안에 숨겨진 저마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물론 소리나 글자로 듣는 이야기가 아니고 묵음으로, 마음으로 듣는 이야기입니다.
-풀꽃 시인 나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