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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사는 인생, 누구나 서툴지
나태주 엮음, 마치봄블리(김보민) 그림 / 북로그컴퍼니 / 2023년 4월
평점 :
“서툰 것이 인생, 부디 당신, 외로워하지 마세요.”
서툰 오늘 하루에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시가 담겼다. 나태주 시인의 16편과 그가 엄선해 뽑은 국내외 시인의 시 77편까지 총 93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우리들에게 보내는 편지로도 읽히는 이 글들은 외로움과 사랑, 인생에 대해 그가 오랜 세월을 거치며 체득한 경험의 사유들로 우리에게 큰 울림과 교훈을 준다.
오른쪽 페이지는 여백으로 두어 시의 울림을 더 오래 이어 갈수 있고, 필사를 하며 시를 더욱 깊게 새겨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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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인생이란 무엇일까? 그 의미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더하여, 어떻게 사는 인생이 좋은 인생인지 아는 사람은 더욱 없을 것입니다. 모르고 사는 것이 인생이고 어떻게 살면 좋을지 모르고 사는 것이 또한 인생입니다.
함께 가요, 우리. 그 길이 산길이라 해도 우리는 갈 수 있어요. 그 길이 사막 길이라 해도 우리는 갈 수 있어요. 끝내 승리합시다. 지치지 맙시다. 포기하지 맙시다. 어딘지 모르는 인생의 종점에서 우리 정답게 악수합시다. 함께 웃으며 하늘을 봅시다.
2023년 4월 나태주 씀
▪외로움 없이 어찌 인간이 깊어진다 하리
외롭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 요즘입니다. 우리는 외로움을 마치 병처럼 여기고 힘들어하지요. 하지만 말입니다. 인간에게 외로움은 숙명입니다. 인간은 어차피 외로움을 타고나는 존재라는 말입니다. 태어남과 동시에 우리 모두는 독립체요, 단독자요, 그런 고귀한 존재이기에 외로움을 허리띠처럼 두르고 태어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혼자라서 외로운 것이 아닙니다. 인간 자체가 외로워서 외로운 겁니다. 외로움은 이렇듯 인간 본연의 마음, 뿌리 깊은 정서입니다.
▫사막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오르텅스 블루-
▫겨울 행
열 살에 아름답던 노을이 마흔 살 되어 또 다시 아름답다
호젓함이란 참으로 소중한 것을 알게 되리라
들판위에 추운 나무와 집들의 마음.
마을 위에 산, 산위에 하늘.
죽은 자들은 하늘로 가 구름이 되고 언 별빛이 되지만
산 자들은 마을로 가 따뜻한 등불이 되는 걸 보리라.
-나태주-
▪사랑, 모르겠고 어렵고 아프고 서툴지만
얼핏 사랑은 이성과의 사랑입니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얼마나 여러 차례 이성과의 사랑 앞에서 가슴 설렜고, 부대꼈고 드디어 무너져 내리기도 했던가요. 끝내 절망하기조차 했던가요. 나 같이 시 쓰는 사람은 이성과의 사랑 앞에서 시가 싹텄고 이성과의 사랑 속에서 시가 완성된 경우입니다.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요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사랑한다는 말
차마 건네지 못하고 삽니다 사랑한다는 그 말
끝까지 감당할 수 없기 때문
모진 마음 내게 있어도 모진 말 차마 하지 못하고 삽니다
나도 모진 말 남들한테 들으면 오래오래 잊쳐지지 안기 때문
외롭고 슬픈 마음 내게 있어도 외롭고 슬프다는 말
차마 하지 못하고 삽니다
외롭고 슬픈 말 남들한테 들으면
나도 덩달아 외롭고 슬퍼지기 때문
사랑하는 마음을 아끼며 삽니다
모진 마음 달래며 삽니다
될수록 외롭고 슬픈 마음을 숨기며 삽니다
-나태주-
▫내가 너를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 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나태주-
▪아홉 번 실패했다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치는 생명의 가치요 사랑의 가치입니다. 그 두 가지를 방해할 아무런 가치도 없습니다. 우리들의 노력과 행위는 그 두 가지를 돕고 성장시키는 데에 기여해야 합니다. 생명을 생명답게 하고 사랑을 사랑답게 하는 것, 그러기 위해 실패해도 끊임없이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는 것, 그 외에 다른 인생의 좋은 가치는 없습니다.
▫3월에 오는 눈
눈이라도 3월에 오는 눈은 오면서 물이 되는 눈이다
어린 가지에 어린 뿌리에 눈물이 되어 젖는 눈이다
이제 늬들 차례야 잘자라거라 잘 자라거라
물이 되며 속삭이는 눈이다.
-나태주-
▫나에게 묻는다
꽃이 대충 피더냐. 이 세상에 대충 피는 꽃은 하나도 없다.
꽃이 소리 내며 피더냐. 이세상에 시끄러운 꽃은 하나도 없다.
꽃이 어떻게 생겼더냐. 이 세상에 똑같은 꽃은 하나도 없다.
꽃이 모두 아름답더냐. 이 세상에 아프지 않은 꽃은 하나도 없다.
그 꽃들이 언제 피고니더냐, 이 세상의 모든 꽃은
언제나 최초로 피고 최후로 진다.
-이산하-
▫그런 길은 없다.
아무리 어두운 길이라도 나 이젠어 그 누군가는
아무리 가파른 길이라도 나 이젠에 그 누군가는
아무도 걸어 간 적 없는 그런 길은 없다
나의 어두운 시간이 비슷한 여행을 하는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수 있기를.
-베드로시안-
▪행복은 일상을 더 아끼는 마음에 있다
무엇보다도 지금 우리에게는 상대적 비교가 너무나도 큰 영향을 줍니다. 타인의 행복이나 나의 불행이 됩니다. 그리고 매사에 속도가 지나치게 빠릅니다.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살필 여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상실감을 느끼고 자존감과 만족감이 떨어져 행복하지 않은 것입니다. 속도를 늦추고 타인과의 비교를 줄이며, 내 곁에 머무는 일상의 것들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꽃씨를 심으며
희망은 작은 거다 처음엔 이렇게 작은 거다
가슴에 두 손을 곱게 포개고 따스한 눈길로 키워주지 않으면
구멍 난 주머니 속의 동전처럼 그렇게 쉽게 잃어버리는 거다
오늘 내가 심은 꽃씨 한 톨이 세상 한 켠 그늘을 지워준다면
내일이 행복해 보이지 않더라도 오늘은 작게 시작하는 거다
-홍수희-
▫들길을 걸으며
세상에 와 그대를 만나건 내게 얼마나 행운이었나
그대 생각 내게 머물므로 나의 세상은 빛나는 세상이 됩니다.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그대 한 사람 그대 생각 내게 머물므로
나의 세상은 따듯한 세상이 됩니다.
-나태주-“서툰 것이 인생, 부디 당신, 외로워하지 마세요.”
서툰 오늘 하루에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시가 담겼다. 나태주 시인의 16편과 그가 엄선해 뽑은 국내외 시인의 시 77편까지 총 93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우리들에게 보내는 편지로도 읽히는 이 글들은 외로움과 사랑, 인생에 대해 그가 오랜 세월을 거치며 체득한 경험의 사유들로 우리에게 큰 울림과 교훈을 준다.
오른쪽 페이지는 여백으로 두어 시의 울림을 더 오래 이어 갈수 있고, 필사를 하며 시를 더욱 깊게 새겨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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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인생이란 무엇일까? 그 의미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더하여, 어떻게 사는 인생이 좋은 인생인지 아는 사람은 더욱 없을 것입니다. 모르고 사는 것이 인생이고 어떻게 살면 좋을지 모르고 사는 것이 또한 인생입니다.
함께 가요, 우리. 그 길이 산길이라 해도 우리는 갈 수 있어요. 그 길이 사막 길이라 해도 우리는 갈 수 있어요. 끝내 승리합시다. 지치지 맙시다. 포기하지 맙시다. 어딘지 모르는 인생의 종점에서 우리 정답게 악수합시다. 함께 웃으며 하늘을 봅시다.
2023년 4월 나태주 씀
▪외로움 없이 어찌 인간이 깊어진다 하리
외롭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 요즘입니다. 우리는 외로움을 마치 병처럼 여기고 힘들어하지요. 하지만 말입니다. 인간에게 외로움은 숙명입니다. 인간은 어차피 외로움을 타고나는 존재라는 말입니다. 태어남과 동시에 우리 모두는 독립체요, 단독자요, 그런 고귀한 존재이기에 외로움을 허리띠처럼 두르고 태어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혼자라서 외로운 것이 아닙니다. 인간 자체가 외로워서 외로운 겁니다. 외로움은 이렇듯 인간 본연의 마음, 뿌리 깊은 정서입니다.
▫사막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오르텅스 블루-
▫겨울 행
열 살에 아름답던 노을이 마흔 살 되어 또 다시 아름답다
호젓함이란 참으로 소중한 것을 알게 되리라
들판위에 추운 나무와 집들의 마음.
마을 위에 산, 산위에 하늘.
죽은 자들은 하늘로 가 구름이 되고 언 별빛이 되지만
산 자들은 마을로 가 따뜻한 등불이 되는 걸 보리라.
-나태주-
▪사랑, 모르겠고 어렵고 아프고 서툴지만
얼핏 사랑은 이성과의 사랑입니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얼마나 여러 차례 이성과의 사랑 앞에서 가슴 설렜고, 부대꼈고 드디어 무너져 내리기도 했던가요. 끝내 절망하기조차 했던가요. 나 같이 시 쓰는 사람은 이성과의 사랑 앞에서 시가 싹텄고 이성과의 사랑 속에서 시가 완성된 경우입니다.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요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사랑한다는 말
차마 건네지 못하고 삽니다 사랑한다는 그 말
끝까지 감당할 수 없기 때문
모진 마음 내게 있어도 모진 말 차마 하지 못하고 삽니다
나도 모진 말 남들한테 들으면 오래오래 잊쳐지지 안기 때문
외롭고 슬픈 마음 내게 있어도 외롭고 슬프다는 말
차마 하지 못하고 삽니다
외롭고 슬픈 말 남들한테 들으면
나도 덩달아 외롭고 슬퍼지기 때문
사랑하는 마음을 아끼며 삽니다
모진 마음 달래며 삽니다
될수록 외롭고 슬픈 마음을 숨기며 삽니다
-나태주-
▫내가 너를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 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나태주-
▪아홉 번 실패했다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치는 생명의 가치요 사랑의 가치입니다. 그 두 가지를 방해할 아무런 가치도 없습니다. 우리들의 노력과 행위는 그 두 가지를 돕고 성장시키는 데에 기여해야 합니다. 생명을 생명답게 하고 사랑을 사랑답게 하는 것, 그러기 위해 실패해도 끊임없이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는 것, 그 외에 다른 인생의 좋은 가치는 없습니다.
▫3월에 오는 눈
눈이라도 3월에 오는 눈은 오면서 물이 되는 눈이다
어린 가지에 어린 뿌리에 눈물이 되어 젖는 눈이다
이제 늬들 차례야 잘자라거라 잘 자라거라
물이 되며 속삭이는 눈이다.
-나태주-
▫나에게 묻는다
꽃이 대충 피더냐. 이 세상에 대충 피는 꽃은 하나도 없다.
꽃이 소리 내며 피더냐. 이세상에 시끄러운 꽃은 하나도 없다.
꽃이 어떻게 생겼더냐. 이 세상에 똑같은 꽃은 하나도 없다.
꽃이 모두 아름답더냐. 이 세상에 아프지 않은 꽃은 하나도 없다.
그 꽃들이 언제 피고니더냐, 이 세상의 모든 꽃은
언제나 최초로 피고 최후로 진다.
-이산하-
▫그런 길은 없다.
아무리 어두운 길이라도 나 이젠어 그 누군가는
아무리 가파른 길이라도 나 이젠에 그 누군가는
아무도 걸어 간 적 없는 그런 길은 없다
나의 어두운 시간이 비슷한 여행을 하는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수 있기를.
-베드로시안-
▪행복은 일상을 더 아끼는 마음에 있다
무엇보다도 지금 우리에게는 상대적 비교가 너무나도 큰 영향을 줍니다. 타인의 행복이나 나의 불행이 됩니다. 그리고 매사에 속도가 지나치게 빠릅니다.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살필 여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상실감을 느끼고 자존감과 만족감이 떨어져 행복하지 않은 것입니다. 속도를 늦추고 타인과의 비교를 줄이며, 내 곁에 머무는 일상의 것들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꽃씨를 심으며
희망은 작은 거다 처음엔 이렇게 작은 거다
가슴에 두 손을 곱게 포개고 따스한 눈길로 키워주지 않으면
구멍 난 주머니 속의 동전처럼 그렇게 쉽게 잃어버리는 거다
오늘 내가 심은 꽃씨 한 톨이 세상 한 켠 그늘을 지워준다면
내일이 행복해 보이지 않더라도 오늘은 작게 시작하는 거다
-홍수희-
▫들길을 걸으며
세상에 와 그대를 만나건 내게 얼마나 행운이었나
그대 생각 내게 머물므로 나의 세상은 빛나는 세상이 됩니다.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그대 한 사람 그대 생각 내게 머물므로
나의 세상은 따듯한 세상이 됩니다.
-나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