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아델라이데 > 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는 겁니까?
몬테크리스토 백작 1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오증자 옮김 / 민음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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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크리스토 백작'을 읽는 동안 정말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었다. 늘 책을 들고 다니면서 짬을 날 때마다 읽고, 밤에는 늦게까지 읽다가 아쉬워하면서 책을 덮어야만 했다. 1800년대 작품인데, 옛날에 쓰여진 책같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정치적, 사회적 배경 때문에 세월이 느껴지면 모를까 짜임새도 정교하고, 지루한 잔소리(고전에 보면 나오는 지루한 글들)도 없고, 진행 속도도 빨라서 결코 지루할 틈이 없었다.

어렸을 적, 세계문학전집에 있었던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1권짜리로 짧았었다. 그래도 재미있어서 만족했었는데, 중3때 국어선생님께서 3권으로 된 '암굴왕'을 학창시절에 읽었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리고 그 책이 너무 재밌어서 수업중에 책상 서랍에 넣어놓고 읽었다고 하셨었다. 그 때, '아~원래 양이 방대한가보구나, 더 재밌겠는걸...' 하고 언젠가는 그 책을 구해서 읽으리라 마음을 먹었었는데 잊고 있다가 이번에 나왔길래 예전 그 선생님 말씀을 생각하면서 읽었다.

젊고 유능한 선원 에드몽 당테스가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들의 계략에 빠져 감옥에 14년동안 갇혔다가 탈출하여 통쾌하게 복수한다는 내용인데, 내용만 본다면 흔하디 흔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복수하는 과정이 얼마나 치밀하고 통쾌한지...그리고 얼마나 감동적인지 책을 읽은 사람만이 알 것이다. 특히, 메르세데스가 자신의 아들과 백작의 결투를 막기 위해 백작을 찾아와서 '에드몽'이라고 불렀을 땐 백작이 놀란 것처럼 나도 움찔 놀라면서 동시에 눈물이 났다.

친구는 책 5권을 읽을 시간이 어딨냐면서 차라리 영화를 보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 영화화 된 건 못 봤지만 책만큼은 재미있을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제목만 듣고 아직 읽어보지 못하신 분들...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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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아델라이데 > 영원한 명작!
어린왕자 - 컬러판
생떽쥐베리 / 문예출판사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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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를 처음 접했을 땐 나이가 어려서 그랬는지 이해되지도 않고 간간히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문구가 나오기도 했지만 지루했다. 그리고 고등학생 때, 영어 공부 한답시고 영어판 책을 사서 읽었다. 그러나 해석하는데 정신이 팔려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질 못했다. 그래도 몇몇 구절이 인상적이었고 잠시 생각을 하게끔 만들었다.

대학 졸업 후, 고등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특기적성 시간 교재로 영어판 어린왕자를 선택했다. 아무래도 학생들을 가르치려면 내가 먼저 내용을 이해하는 게 낫겠다 싶어 다시 책을 찬찬히 읽어봤다. 왜 나는 이런 멋진 책을 이제서야 이해하게 된걸까??? 수업 준비를 위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여러 번 감동했고 여러 번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영어판으로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내용을 이해시키려고 했지만, 역시 내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은 해석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내가 느끼는 감동을 느끼진 못하는 눈치였다. 그 아이들도 아마 나처럼 좀 더 나이가 들어서 천천히 음미하면서 책을 읽는다면 문장 하나하나에 숨겨진 진리에 대해서 생각할 것이며, 언젠가 어린 왕자를 사막에서 만날 수 있을 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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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아델라이데 > 우리 모두의 천국을 만드는 길은 멀고도 험한 걸까?
당신들의 천국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2
이청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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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에 꽂힌 이 책을 바라보기만 할 뿐 나는 손도 안 댔다. 옛날 소설이고 그리고 이청준의 작품을 하나도 읽어보질 못해서 그냥 손이 가질 않았다. 그러다가 얼마 전, KBS 'TV 책을 말하다'에서 이 책을 소개해줬다. 더불어 이청준님의 신간까지도... 우리 시대의 최고의 작품, 미완성이면서 더불어 완성된 작품.. 요즘 내가 들었던 책에 관한 최고의 수식어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실화를 바탕을 했다 해서 이 책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조백헌 원장은 실제 존재하는 조창원 원장이 모델이라고 한다.) 그리고 어제 낮 읽기 시작해서 하루 반만에 한권을 다 읽었다. 내가 이렇게 이 책에 빠져들면서 읽게 될 줄 정말 몰랐다.

대개의 소설들이 그렇듯이 인물들이 하나씩 나오면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좀 지루한 면이 있었는데, 등장인물들의 과거가 나오고, 소록도 주민들과 조백헌 원장의 갈등이 점점 생기면서 흥미진진했으며 책을 읽는 속도도 빨라졌다. 소록도를 나병 환자들의 천국으로 만들고자 하는 조원장의 열정에도 불구하고 그와 소록도 사람들의 관계는 계속 엇갈려가고 뭔가가 어긋나는 느낌을 줬고 끝내 수평적인 사랑(서로의 상황조건과 위치를 뛰어넘는 사랑)을 하지 못했던 조원장과 소록도 사람들는 화해(?)하지 못했으나 환자인 윤해원과 건강인인 서미연의 결혼으로 이책의 분위기는 화해 모드로 끝을 맺게 됐다.

아무래도 소설이 오래됐고 뒷부분에서 장황하게 이야기하면서 주제가 드러나버려 오히려 싱겁기까지 했다. 그리고 끝이 조금 애매하게 맺혀져서 급하게 끝내버렸다는 느낌도 줬지만 오히려 독자로 하여금 각자 마무리를 짓고 주제에 대해서 생각하게끔 만들어준 거 같다.그렇다면 소록도 사람들이 원하는 천국은 무엇일까? 과연 그들이 원하는 천국은 실현 가능할까? 조백헌 원장의 열정과 노력은 헛된 것일까? 이 시대의 최고의 작품이며 고전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문체가 깔끔하고 지적이며 - 그러나 이상욱의 편지 부분은 상당히 맘에 안든다. 너무 장황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좋은 책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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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아델라이데 > 당분간 이 만화를 못 잊을 거 같다. 강추!!
H2 1
아다치 미츠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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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만화라는 말에 많이 망설여졌다.표지도 촌스럽고 그림은 더 촌스럽고 또 한두권도 아니고 무려 34권짜리 야구 만화, 그리고 자주 등장하는 여자들의 속옷 몸매까지... 과연 읽어낼 수 있을까? 그런데 야구의 기본적인 용어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던 내가 그 긴 만화를 이틀만에 읽었다. 읽고 다시 주요 장면 골라 읽고 또 읽고..그림만 골라서 보고..심지어 꿈속에서도 히로와 히데오가 나올 정도였다.

뻔한 스토리에 촌스러울 정도로 단순한 그림체의 만화가 나를 이렇게 휘어잡다니 내가 놀랄 정도였다. 특히 이 만화에서 맘에 들었던 부분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부분이지만- 절제된 대사와 감정 처리다. 눈물이 펑펑나게 슬픈 것도 아닌데 읽는 내내 가슴 한 쪽이 텅 빈 듯 했다. 등장 인물들의 눈빛, 손짓 하나하나에서 사춘기 시절의 싱그럽지만 조금은 슬픈 첫사랑의 아픔과 힘겨움을 느낄 수 있다. 쓱쓱 선 몇개로 그려진 인물들의 얼굴이 비슷하고 단순해 보이면서도 그 이야기의 분위기에 따라서 슬프게도 보이고 기쁘게도 보이는 이유는 뭘까? 그냥 대충 그린 주인공들의 눈 속에서 난 눈물도 ,웃음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등장 인물 하나하나 모두 정감이 간다. 특히 베스트 커플을 꼽자면 히로 커플이나 히데오 커플이 아닌 키네와 미호 커플을 꼽고 싶다. 어쩌면 그렇게 잘 어울리던지...귀엽다. 스포츠 만화니깐 남자애들 취향일 거라고 생각하기 쉽겠지만 내가 보기엔 오히려 이 만화는 스포츠 만화의 탈을 쓴 순정만화라고하고 싶다. 거의 대부분이 야구 장면이 나오지만(난 야구 선수의 폼이 이렇게 멋있는지 미처 몰랐다.) 그 큰 줄거리 뒤에 숨어 있는 그들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가 더 눈에 띄기 때문이다. 특히 주인공과 비슷한 또래인 고등학생들이 읽으면서 눈물 겨운 사랑을 한 번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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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아델라이데 > 여전히 감동적인 제제의 이야기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 MBC 느낌표 선정도서, 보급판
J.M 바스콘셀로스 지음, 박동원 옮김 / 동녘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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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만화가 이희재님의 그림으로 처음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접했었고 그 후 책으로 2번 정도 더 읽었던 것 같다. 다른 책들은 한 번 더 읽으면 재미가 반절로 줄어드는데 이 책은 읽을 때마다 눈물이 났다. TV 프로그램에서 이 책이 선정되었다길래 옛날 생각이 나서 다시 한번 읽어볼 생각으로 구입하게 됐다. 새로나온 책이어서 그런지 깔끔하고 제제처럼 귀여웠다.

어릴 적에 읽었을 때엔 그저 매를 맞는 제제가 불쌍하고 뽀르뚜가 아저씨가 죽은 게 슬퍼서 울었던 거 같은데 어른이 되어 다시 읽으니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또래보다 조숙하고 영리했지만 그만큼 더 빨리 슬픔을 알아버린 제제가 철이 드는 과정이 눈물겹다. 이 책에서 작가는 철이 든다는 걸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벗어던지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된다는 조금은 슬픈 일로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똑똑하지만 예민했고 늘 사랑을 받고 싶어했던 제제는 뽀르뚜가 아저씨의 사랑으로 늘 귀여운 5살로 남아있을 것 같았는데 아저씨의 죽음으로 가난한 현실로 다시 돌아오고 이제 제제만의 동물원, 카우보이, 그리고 라임 오렌지나무도 잃어버리게 된다.

이 책을 초등학생들만 읽는 책으로 알고 있는데, 성인이 된 후 읽으면 그 나름대로 감동이 있다. 어린 시절 마음 속에만 품었던 못된 생각들, 짖궂은 장난, 많은 건 모르지만 어린 내가 바라보던 세상, 하나씩 세상일을 알게 되는 과정들... 많은 걸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제제는 슬픔을 일찍 알았지만 그만큼 아이들의 마음을 더 많이 이해하는 어른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뽀르뚜가 아저씨와 글로리아 누나가 사랑을 준 것처럼 자신도 아이들에게 사랑을 베풀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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