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생물 탐험 - 진짜로 지구에 살았던 고생물 신나는 새싹 197
명관도 지음, 백두성 감수 / 씨드북(주)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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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엽충, 양막류, 새(조익류), 코끼리.

이 책의 소재들입니다.

'고생물'은 실제로 매우 폭넓은 주제입니다.

역사 이전에 사라진 생명들과 오늘날의 생물을 낳은 조상들의 서사는 긴 시간에 걸쳐 지금의 생명과 자연을 그려냈습니다.

그 미지를 탐구해 생명의 대서사시를 그려내고자 하는 욕망이야말로 고생물학에 대한 호기심의 원천이 아닐까요.

그러나 우리는 대서사시를 이루는 톱니바퀴들에 대해서 놀랍도록 무지하고 또 무관심합니다.

대부분의 서적은 거대하고 포악한 소위 '카리스마 넘치는 것들'의 신상명세에 집중할 뿐,

사라진 톱니바퀴들과 각자의 역사에 대해서는 도통 눈길을 주지 않습니다.

이 책은 네 부류의 동물들이 지구 역사에 걸쳐 진화해 온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함께 대지와 바다를 공유한 다른 생물들도 소개하고,

오늘날 동물을 토대로 엿볼 수 있는 진화의 증거도 이야기합니다.

삼엽충류, 양막류, 조익류, 장비류.

누구 하나 인기 있는 종류가 아닌 데다 국내에서 이 동물들의 진화 역사를 자세히 다룬 책은 여지껏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덕후들의 입을 통해 몇 종의 이름이 언급될 뿐이죠.

그러나 <Go! 생물 탐험>은 각 생물 부류에 대한 깊은 애정을 토대로 이 과업을 성공적으로 해냈습니다.

하나하나 읊을 수는 없으니 자세한 소개는 불가하지만 대상 연령의 한계로 인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다양한 정보가 풍성하게 담겨 있으며,

지나치게 최근에 갱신된 분야가 아닌 한 제작 시점의 최신 가설을 반영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진하게 엿보입니다.

그동안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새로운 고생물/진화 도서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직접 그린 삽화 역시 작가의 생물에 대한 관심(소위 '덕력')이 진하게 엿보이니,

복원도 하나하나를 그릴 때 어떤 고민과 참고자료가 뒷받침되었을지 생각해 보는 것도 즐거울 것입니다.

물론 완벽한 책은 없듯이, 아쉬운 점이 존재합니다.

개인적인 소감은 이런 것들.

- 라틴어 표기법을 대부분 준수했으나, 일부 표기법과 무관한 학명 표기가 존재합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같은 표준어는 어쩔 도리가 없다 해도, 만티코'세'라스라든가 '신더하네스' 같은 것들은 이야기가 다르죠.

국내 출판물 가운데 최초로 '둥클레오스테우스'나 '콕소니아' 같은 파격적 표기를 시작한 책임을 감안하면 특히나 아쉽습니다.

- 실제 크기라고 쓰인 삽화 가운데 명백히 책에 쓰인 실제 크기와 차이가 나 보이는 것들이 존재합니다.

보통 표기보다 더 큰데, 출판 과정에서 가시성을 위해 키운 것인지 삽화 제작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결론적으로 보면 이런 경우 아예 '실제 크기' 표기를 빼는 편이 안전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3장의 대멸종 부분, 알끈에 대한 소개는 좋은데 그래서 이것이 조류가 대멸종에서 살아남은 원인과 무슨 연관이 있나요?

결국 왜 살아남았는지는 설명도 없이 넘어갔네요.

-이것은 약간 사족이나, 공룡~조익류 진화를 소개하면서 시조새나 앙키오르니스 등의 쥐라기 종들을 전부 건너뛴 것은 역시 아쉽습니다.

특히나 시조새는 그 복잡한 정체성을 고려하더라도 약간은 비중이 있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

이 정도입니다.

더 많은 동물 이야기가 담긴 후속작이 나오길 바라며 리뷰를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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