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을 앓는 사람의 시선은... 그의 동경은 훨씬 먼 곳을 향해 있다. 그는 정상적인 삶을 꿈꾸고 압박감과 절망으로부터 자유롭기를 꿈꾸고, 아무런 전망도 없다는 느낌 그리고 열등감에서 자유롭기를 꿈꾼다. 그는 질병이라는 거미줄에 걸려서 다른 사람을 받아들일 수 없는 형편인데, 하물며 다른 사람과 어떻게 행복을 같이 나눌 수 있으랴. 상대에게 고작 질병 외에 무엇을 줄 수 있겠는가? 아무것도 없다. 무엇보다 그에게는 미래가 없다. 자신을 표현한다는 것은 곧 자기 자신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지를 말해주는 것과 같다. -133쪽
요즘에 와서 궁금한 점은, 과거에 나는 왜 획득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가치에만 눈길을 던졌는가 하는 점이다. 나 자신과 내가 가진 능력들은 도외시한 채 말이다! 하지만 우울증이라는 것이 바로 사람을 그렇게 만들어버린다. 즉 이 병에 걸리면 사람들은 자신에게 부족한 것에만 집중하는 버릇을 갖게 된다. 자신이 충분히 할 수 있는 것 혹은 자신을 뛰어넘는 일은 오래 전부터 관심의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객관적인 모든 것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자신이 가진 모든 능력은 다른 사람의 능력으로 저울질해서 너무 가볍게 평가해버린다. -134쪽
"훌륭한 삶이라고 말하면 그 삶은 살 만한 인생이었다." -261쪽
내 병의 결론? 적당한 시기에 자신의 자아라는 고향을 발견하지 못한 사람은 이 고향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장기간 지속되는 회복과정의 막바지에 이르면, 자아는 강해지고, 질병은 힘을 잃고 마침내 정상적인 상태가 된다. 이는 결코 지루하지 않은 정상 상태로, 질병이 없는 상태이자 잠재적인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 것을 아는 상태이기도 하다. (...) 지금 나는 내 고향을 찾았으며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다. (...) 그렇다! 우울증이 있어도 살 수 있고, 심지어 아주 잘 살 수 있다! -28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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