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뿌리 천년의 시 42
차수경 지음 / 천년의시작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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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言)의 뼈에 대하여



사람들은 가끔 말에 뼈가 있다는 말을 한다
날카로운 말의 뼈에 찔려 죽은 사람도 있다고 한다
말의 뼈에 맞아 쓰러져 누운 사람도 있다고 한다
물렁물렁한 말에 든 뼈가 더 고약하다고 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가끔 말에 가시가 있다는 말도 한다
그래서 일절 말을 섞지 않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누군가는 바닥에 떨어진 말을 주워 잘못 나눠먹다가
속을 다 토해 내고서야 겨우 산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말의 뼈를 보았다는 사람은 아직 만나지 못했다

나는 내 말에도 뼈가 있는지 자주 만져본다

-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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