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라는 뼈 문학과지성 시인선 369
김소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9년 11월
장바구니담기


위로


위로이리라. 수백 년을 더
서로에게 가지로
닿아도 된다는 건
- 라이너 쿤체
<"필레몬과 바우키스" 주제의 변주>에서



나무는 별을 보며
이미지를 배운다

별이
유독 뾰족해지는 밤

나무들은 남몰래
가지 끝을 조금 더 뾰족하게 수선한다

나무들 정수리는
모두 다 별 모양이다
이동력이 없는 것들의 모양새는
그렇게 운명 지어진다

별이
별과 함께 별자리를 만든 건

고독했던 인류들이
불안했던 인류에게 남긴
위로의 한 말씀

나무와
나무 사이
그 간격은 몇십 센티미터가
몇억 광년과 다름이 없다

그래도 수백 년을 더
뿌리에게 뿌리로
닿기로 한다

내 나무는 어떨 땐
'플랜트?' 하고 물으면
'플루토!' 하고 대답한다
그건 내 나무들만의
비밀한 위트다

-17~1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