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게 낡은 것의 영혼 한국의 서정시 (시학) 44
정일근 지음 / 시학(시와시학) / 2006년 8월
품절


사는 맛


당신은 복어를 먹는다고 말하지만
그건 복어가 아니다, 독이 빠진
복어는 무장 해제된 생선일 뿐이다
일본에서는 독이 든 복어를 파는
요릿집이 있다고 한다, 조금씩
조금씩 독의 맛을 들이다 고수가 되면
치사량의 독을 맛으로 먹는다고 한다
그 고수가 먹는 것은 진짜 복어다
맛이란 전부를 먹는 일이다
사는 맛도 독 든 복어를 먹는 일이다
기다림, 슬픔, 절망, 고통, 고독의 독 맛
그 하나라도 독으로 먹어 보지 않았다면
당신의 사는 맛은
독이 빠진 복어를 먹고 있을 뿐이다

-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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