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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 모두가 안전한 세상을 위한 권일용의 범죄심리 수업 ㅣ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9
권일용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6월
평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다른 책 서평에서도 말한 적 있는데
나는 범죄를 다루는 방송을 많이 챙겨 보는 편이다
교수님의 은퇴 이후 범죄 관련 방송이 더 많아진 것 같다
요즘처럼 범죄 프로그램이 대중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단순히 이야기가 흥미롭거나 범죄자의 심리가 궁금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범죄가 이제는
내 삶에까지 다가와 있다는 일종의 두려움도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이런 범죄 프로그램의 궁극적인 목표란
단순히 소모되는 형태로 범죄를 알리는 것이 아니고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가
적극적으로 범죄에 대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아닐까?
덕분에 사회 복지에 관해 여러 가지로 생각하게 됐다
17년간 근무하고 약 3천 건 이상의 현장에 투입된 교수님,
수많은 범죄자들을 다 기억하지는 못하는데
피해자들이 피해를 당한 모습, 유가족들이 슬퍼하는 모습들은
모든 사건이 하나도 잊히지 않고 남아있다고 한다
책에서는 범죄 사례, 심리 이론 이외에도
점점 더 미쳐가는 시대에 나의 일상이 범죄로 물들지 않게
서로가 서로를 지킬 수 있는 예방 가이드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한국에서 기존의 수사 방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연쇄 형태로 범죄가 변화하면서 전문 요원들이 나타났다
프로파일러의 한국 경찰 공식 명칭은 범죄 행동 분석관이다
용의자의 범죄 행동을 분석해 범행의 동기와 목적을 밝히고
용의자 群을 압축해 수사 대상자를 선정하는 역할을 한다
용의자가 체포되면 전략적인 신문을 할 수 있도록 심리 분석을 지원한다
주로 증거가 불충분해서 일반적인 수사 기법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연쇄살인과 같은 특정 범죄 사건에 투입된다
프로파일러의 일로 잘 알려진 심리분석은 사실 가장 마지막 업무이다
사건이 발생하면 CSI가 증거물을 수집하는 역할을 한다면
프로파일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다
실제로 프로파일러의 역할은 흔히 방송이나 언론에 비춰진 것처럼
체포된 범인을 면담하고 심리를 분석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지 않다
그보다는 범인이 어떤 심리를 가지고 있고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를 파악해
그에 따른 전략적 수사 방법을 설정하고 어떻게 범인을 검거할 것인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용의자가 체포된 경우 기초 면담을 통해 심리를 파악하고 수사팀에 신문 전략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때 범죄자의 자백을 받기도 하지만 자백을 받는 것은 수사관의 역할이고
심층 면담은 가장 마지막에 범인이 체포되고 모든 범죄 사실이 밝혀졌을 때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어떤 특정한 범죄는 어떤 시간에 어떤 환경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가?
연구를 통해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 대처하는 것보다 예방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휴리스틱, 확증편향, 귀인 이론, 자기효능감, 이상심리
사실 이 이론들은 범죄심리학 이론이라기보다
심리학과 사회학에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이 이론들이 범죄를 완전하게 예방해 주는 것 또한 절대 아니다
다만 범죄자들의 입장에서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하는지를 이해하면
우리가 범죄를 예방하고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관련 분야를 전공을 한다면 업무를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범죄라는 것은 많은 분야들이 협업을 해야 되는 것이다
자기 분야를 갖고 있으면서 어떻게 협업을 할 것이냐가 더 중요하다
포모 증후군 Fear of Missing Out
흐름을 놓치거나 소외되는 것에 대한 불안 증상의 하나
자신만 뒤처지고 소외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는 일종의 고립 공포감
개인의 심리적 문제를 넘어 사회적 고립에 대한 불안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네트워크에 동참하지 못하거나
나만 좋은 기회를 놓친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사회 전반에 짙게 깔려 있고
그 수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된 개념이다
찾아보니까 주로 재테크 투자, SNS 중독과 관련해서 자주 언급되더라
나도 얼마 전까지 인스타그램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행복한 타인과 나의 삶을 비교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
이런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용 시간도 줄이고, 팔로우하는 계정도 정리했다
2000년대 많이 등장한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들의
대표적인 공통점은 그들이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있다는 것이다
심리적으로나 물리적으로도 고립되어 있기 때문에
사회와 자기 스스로 유대관계를 갖지 못한다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범죄자들은
본인의 감정에 의해서 다른 사람을 공격을 한 이후에 미안하지 않다
그렇게 자기의 감정을 무차별 표출하면서도 죄책감도 느끼지 못한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소름이 끼쳤던 건
사이코패스는 공감 능력이 없을 뿐이지 고통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이 공격을 가했을 때 상대방이 느낄 고통의 정도를 알고도
피해자들이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즐기기 위해 범죄를 저지른다
'고통과 공포를 느끼는 피해자들의 마음을 공감하지 못할 뿐이다'
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가...?
와중에 더 짜증 나는 건 이런 사이코 성향의 사람들끼리는
또 서로가 서로를 알아본다는 것이다
사이코패스들이 모두 연쇄살인범은 아니다
강력 범죄뿐만 아니라 경제 범죄에도 많다
CCTV, 블랙박스, 의식 수준,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물리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기회가 차단되었을 뿐이지
그 범죄 성향을 갖고 있는 자들이 범죄를 멈춘 것이 아니다
인간이 가장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안전에 대한 욕구이다
예전에 범죄들이 침입하고 묻지마 범죄로 우리 사회에 나타났다면
지금은 어떤 형태로 범죄가 저질러지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은밀하다
이제는 직접적이고 물리적으로 고통을 가하기보다는
정신적 그리고 정서적으로 고통을 가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폭력은 폭력일 뿐이다
범죄는 멈추지 않고 그 시대의 환경에 따라 계속 진화한다
지금은 범죄자들이 피해자들 선택하는 데 폭이 넓어졌다
예전처럼 막연히 기다리면서 공격하는 것이 아니고
자기 주변에 있는 사람 누구라도 범죄 대상으로 설정하고
더욱 교묘하게 범죄를 저지르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주변에서 피해를 당하는 면식 범죄가 훨씬 늘어나고 있다
사회적으로 많은 이슈가 되고 그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는
그루밍·가스라이팅은 법적으로 범죄에 해당되지 않는다
사실 이것들은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에 이미 만연해 있었다
변화하는 시대와 함께 진화된 현대의 가스라이팅은
예전처럼 참아야지 그렇게 지나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
피해자는 자신이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의존도가 강해지고 있다는 걸 인지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고
그것을 인지하게 되면 그때는 이미 상당한 피해를 입은 상태이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약간의 징후가 느껴진다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범죄와 관련해서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거론되는 현실에 화가 난다
어째서 언론에서는 피해자를 강조하는 것인가
어떤 범죄든 피해자들이 어떻게 해야 된다는 것을 연구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피해자가 어리석거나 대처를 잘 하지 못했기 때문에
범죄가 발생했다고 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범죄라고 하는 것은 분명히 가해자들의 선택이다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가해자를 연구해야 한다
범죄가 동기화되는 과정을 심층적인 연구를 통해서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