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표의 김민영
이재은.임지선 쓰고 엮음, 이소영 외 글 / arte(아르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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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우리들' '벌새' '남매의 여름밤'을 잇는 독립영화계의 새로운 물결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고 주목받은 영화

각본집답게 미공개 장면 포함 무삭제 시나리오가 수록되어 있으나

영화를 보지 않은 나는 어디까지가 영화화 됐는지 모른다


고교 시절을 함께 보낸 단짝 친구 유정희, 김민영, 최수산나

삼행시 클럽 해체를 선언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영, 영원히 제가 이대로 살아가진 않을 거예요'

유일하게 백일장 수상 경력을 거둔 민영이의 삼행시 마지막 문장처럼

함께 하던 세 친구는 졸업 이후 각기 다른 세계로 나아간다

대학에 가지 않고 고향인 청주에 남은 정희

대구에 있는 대학에 진학한 민영

미국의 하버드대학으로 유학을 떠난 수산나

이야기는 홀로 남은 정희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정희는 줌으로라도 삼행시 클럽을 이어가려 노력하지만

민영은 성의 없는 삼행시를 읊고, 심지어 나타나지도 않는다

수산나는 시차에 대한 배려가 없는 멤버들을 타박한다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관계를 맺은 친구들에게

삼행시 클럽은 번거로운 과거의 흔적과 같아졌다

그렇게 영원할 것 같았던 셋의 우정은 흔들린다


대학에 간 민영과 수산나는 이전과 다른 생활을 누리지만

정희는 대학에 가지 않고 테니스장에서 일을 시작한다

정희는 회원 모집 포스터를 만드는 등 열심히 일을 했으나

어느 날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해고당한다


민영이 서울 자취방으로 정희를 초대한 어느 여름날

정희는 추억이 담긴 물건을 챙겨 민영을 찾아가지만

정작 민영은 그날 뜬 성적의 정정 메일을 보내느라 여념이 없다

정희는 기숙사 메이트로 함께 한 민영이 기억해 주기를 바라며

'김민영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이라는 손수 적은 버킷리스트를 꺼낸다


그러나 서울로 편입하기 위해 성적을 유지해야 하는 민영이는

온종일 메일에만 신경 쓰게 되면서 버킷리스트는 뒷전이 된다


민영이는 현실에 치여 정희와의 추억에 대해 무심한 반응이다

민영이는 과거에 머물러있는 정희에게 '현실적인 것이 필요하다'라며 조언한다

민영이의 이야기에 화가 난 정희는 "내 현실도 있는 것"이라며 응수한다

둘 사이의 언쟁은 그렇게 넘어가는 듯했으나

정희가 씻는 동안 민영이는 교수를 만나러 갔다 오겠다는

메모만 달랑 남겨두고 대구로 떠난다


모진 말들을 쏟아낸 언쟁 끝에 집에 정희를 두고 간 민영

정희는 몰래 읽은 일기를 통해 민영이의 속 마음을 알게 된다

민영이는 아이돌이라는 꿈을 갖고 춤을 배우고 노래를 부르지만

한편으로는 꿈을 포기해야 하는 이유를 적어뒀다


민영이의 과거를 알게 된 정희는 버킷리스트를 떠올리고

챙겨온 햇반으로 경단을 만들어 두고 청주로 돌아간다

대구에서 돌아온 민영은 집에서 경단과 함께

정희가 남긴 '김민영의 성적표'를 발견한다


청주로 들어간 정희는 본인의 그림을 민영이의 이름과 함께 출품한다

수상작 전시회에 정희와 민영의 그림이 나란히 전시되어 있다

민영이의 그림은 정희가 그린 숲속의 외딴 여자의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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른 사람들은 '성적표의 김민영'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시나리오 다음에는 다섯 편의 비평이 수록되어 있다

저마다의 시선으로 영화 속 장면과 설정들을 분석해 이해를 돕는다


희와 민영을 연기한 배우 김주아와 윤아정의 에세이가 수록되어 있다


재은 감독이 기획한 단편에서 시작하여 지금의 장편으로 발전했다

제작 비하인드와 어쩔 수 없는 한국인으로서의 경험과 고민들을 읽을 수 있다


인공을 맡은 배우들에게 보낸 캐릭터 설명 메일이 수록되어 있다

서운함과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화두로 시작하여

원래는 이십 대 중반, 대학교 졸업반 나이대의 이야기였는데

영화를 장편화하면서 나이대가 스무 살로 어려졌고

이 둘의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를 담으면서 삼행시 클럽이 생겼고

그러면서 수산나와 정일이 캐릭터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과연 민영이와 정희는 어떤 삶을 살아갈까?

둘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초록빛 결말이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있던데

글쎄, 내 생각엔 이미 멀어진 마음은 예전 같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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