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라이프
윌리 블로틴 지음, 신선해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모텔 라이프. 이 제목에서 갖게되는 이미지가 있었다. 도망자 또는 낙오자. 또는 매춘업자와  매춘에 종사하는 여자들. 설령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가 아닌 것에서 출발했다 하더라도 시대가 흘러가면서, 변해가면서 위에 말한 인식들이 머리에 박히게 되버렸다. 그만큼 세상이 험악하고 살벌하게 변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쯤되면 이 소설을 보게 된 이유를 솔직하게 풀어놓을 수 밖에. 

그저 그런 인생을 사는 이 형제는 언제쯤 바닥으로 굴러서 진창 속에 빠지나,  형제의 처절하도록 비참한 말로는 어떤 식으로 쇼킹할 것인가. 이런 류의 소설과 영화를 볼 만큼 본 내게 뭔가 색다른 방식으로 내 뒷통수를 갈겨줄 것인가. 이것이 이 소설을 보게 된 이유였고 지루함을 견뎌내며 인내심을 갖고 한장씩 넘겨가게 만든 동력이었다. 형제는 가난하기 짝이없는 부모를 잃었고 둘만 남은 형제의 학교생활도 금방 때려치웠으며 개털이 된 뒤 그저 모텔을 전전하고 있었다. 심지어 프랭크가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는 동기와 상황 조차도 이들의 생활에선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라 그저 심드렁할 뿐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뭐가 더 있다고 내가 이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할까. 이런 식의 얘기로 전개되는 것은 수백권도 더 봤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생각과는 전혀다른 이들, 형제를 만나게 되었다. 형제는 가난했지만 사고방식까지 가난하지 않았다. 생활에 지쳐 자신을 비하하지도 않았으며 타인을 탓하며 자신의 인생을 저주하는 찌질한 녀석들이 아니었다. 또는 타인을 해하여 자신의 이득을 취한 다음 제멋대로 살아버리는(약간의 자책은 금방 자신에 대한 용서와 합리화로 바뀌어 버리는..) 그런 위험한 사고를 갖고 있지도 않았다. 도움을 주려는 중고차 사장님의 충고에 귀를 기울였고 그 충고대로 하지 못함에 부끄러워했다. 학대받는 여자친구를 도와주지 못함에 괴로워했다. 우발적인 사고 때문에 살인자가 되버렸다고 양심에 찔려서 괴로워하는 형의 태도는 어찌보면 신선하기조차 했다.    

형제의 사고방식은 정직했고 양심적이었으며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들에게 고마워할 줄 알았다.   

그래서 나는 모텔 라이프를 끝까지 다 읽었다. 이 지극히 인간적인 보통! 형제의 굴곡있는 인생이 잘 되길 바라면서. 험악하고 비열해진 현대 사회의 살벌함에 너무 절어있었다는 각성을 하면서 아쉽게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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