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게, 지긋지긋할 때가 있다 - 최인호 여행산문
최인호 지음 / 마인드큐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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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산다는 게 지긋지긋할 때가 있다'

파블로 네루다의 산책이라는 시의 구절이다.

누구나 그럴때가 있지않나? 요새는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의 평범함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지만 말이다.

그렇게 일상에서의 탈출이었던 여행들은 아직도 나의 추억으로 기억되며 나의 일부분이 되었다.

이 책은 유명 관광지 소개가 아니라 저자의 여행길 이야기이다. 같은 나라들도있지만 나라별 구분이 아니라 8개의 주제로 도시를 나눠서 그때그때의 저자의 생각을 적은 산문집. 말 그대로 여행에세이라는 말보다 정말 산문집이라는게 더 어울리는 책이다. 특이한 발상이다. 나라별로 묶어서 그나라의 특성 문화 사람들을 보며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특색, 그 도시를 다니며 느꼈던 저자의 느낌, 생각등의 기록물이다. 그렇다. 어느 나라를 여행하다보면 특히나 마음에 드는 도시가 있다. 나 역시 한 도시만을 여행한것이 아니라면 그 도시마다의 느낌으로 그때의 여행을 기억하고 있으니 말이다.

도시별로 저자가 여행했던 그때 그감각들을 실은 책이다.

일반 여행 안내서가 아니라 저자의 여행산문집. 이 책은 그렇게 시작된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을 때 한 번에 한 도시씩 읽기를 권한다.

그리 길지 않은 분량이지만 하루에 한 도시를 느끼기에는 충분히 넘치고도 남기 때문이다.

글을 읽고 있는데 나도 모르게 그 곳에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냥 쓱~읽어 내려가는게 아니라 하나하나 그림으로 떠올리며 함께 느낄 수 있는 그런 글이었다. 도시의 경험 혹은 장면들을 표현한 글들은 마치 내가 지금 시를 읽고 있나 라는 기분이 들 정도로 저자의 표현력에 감탄을 했다. 그래서 그 여행의 길 위에 여운을 함께 하고 싶다면 하루에 한 도시를 추천한다.

그런데 나는 안타깝게도 이 책에 실린 도시를 가본적이 없다. 만약 겹치는 곳이 있었더라면 나는 어땠었는지를 추억할 수도 있었을텐데...저자가 방문한곳은 내가 처음 들어보는 도시도 꽤 있었던지라 저자가 이 도시들를 선택을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라는 생각도 하게들고 그게 아니라 여행길의 많은 장소 중에 글로 표현된 곳이 이곳들이었을것 같기도 하고..

베트남의 오지의 고산부족을 찾은 이유를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라고 말하는 저자. 그런데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겠고 또 상관없다고 했다. 그것은 아마도 흔적일 것이라고..

우리는 지친 일상을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어서 혹은 에너지 충전을 위해서 각자의 이유로 나의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로 떠난다. 그 곳에서 휴양을 하던 지식을 쌓던 무언가를 얻고 오는데 물질적인것 뿐만아니라 정신적인것, 경험등이 그렇다. 그러면서 본인의 인생의 길위에 흔적을 아무 연고지도 없는 낯썬땅에서 느끼게 되면 그 얼마나 뭉클한 감정일까? 나의 여행은 어땠었던가?

프랑스의 작은 텐트 속에서 어릴적 몽상의 시간을 추억하며 고독한 여행자의 밤을 외로이 보내는 게 아니라 도시의 밤을 생생히 느끼는 방법은 멋진 이야기이다.

또 오아시스를 자신의 친구라 말하는 어린왕자이자 바람인 귀여운 꼬마친구 루이.

뜻하지 않게 연예인 이야기로 중국열차에서 친구가 된 야오밍등 새로운 사람들과 처음접해보는 경험으로 살아나는 감각들.

추억은 여러방법으로 떠올릴 수 있다. 그때 그 순간 들었던 음악 혹은 그 곳에서의 냄새등등 우리는 오감으로 우리의 경험을 기억한다. 여행은 그런게 아닐까? 그런 흔적들을 찾으며 위로받고 때로는 반대로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우리의 생활속에서 그 흔적을 찾으며 에너지를 받는..그게 우리의 인생의 흔적들을 만들어 가는게 아닐까?

'이렇게 우리 모두는 안식처를 떠나 어딘가로 떠도는 모험가이자 여행가이다. 명예, 권력, 재산 혹은 사랑을 위해 우리는 타향살이를 자처한다. 하지만 결국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은 고향이며, 그곳이 바로 우리가 애타게 찾아 헤맨 유토피아이다.'

저자가 말하는 고향이 내가 태어난 고향인것이기도 하지만 자연으로 돌아가는 죽음을 뜻하는 것 같기도하다. 우리의 인생자체가 모험이자 여행길이라는 얘기가 아닐까?

''우리는 이곳까지 제대로 쉬지 않고 너무 빨리 왔어요. 이제 우리의 영혼이 우리를 타라올 시간을 주기 위해서 이곳에서 기다려야만 합니다.''

거기서 쉬어가는 그 쉼표가 지금 우리가 떠날때가 되었다는 징표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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