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신장애 아들을 둔 아버지입니다 -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20년간의 처절한 삶의 기록
설운영 지음 / 센세이션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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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저도 살고 싶어요"
이 문구는 서평단 모집이 올라와서 별 생각없이 클릭한 나에게 한참이나 생각을 멈추게 만들었다.
나에게 엄마란? 지금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그리고 향후 내 모든 생활의 기준이 될 것이다.
나는 엄마라는 자리를 매우 좋아한다. 그 지나친 좋아함은 나에게 엄청난 압박으로 다가올 때도 너무 많을 때도 있다. 그런 내게 이 절규는 아이의 외침이 들려지는 것 같아서 이 책을 열어보게 되었다.

이책은 조현병을 앓고 있는 아이와 함께 그 시간을 견뎌냈고 이젠 스스로 자립을 할 수 있게된 아이와 함께 동일한 고통을 겪고 있는 가족을 돕는 아버지의 삶의 기록이다. 이렇게 한줄로 압축하기는 쉽지만.. 그렇게 살기 위해서 20년이라는 시간이 쌓여 있었다..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어려움이지만 이 엄청난 사실을 마주하고 이겨내야 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그 하루하루가 고통일 수 밖에 없다. 갑자기 이유도 모르고 마주하게 된 아들의 그 망할 놈의 보일러소리 .. 그리고 그 안에서 스스로 벗어나고자 엄청나게 노력하고 있는 아들.. 그 옆에서 무엇을 도와주어야 할지.. 그 아픔을 오롯이 느껴야만 하는 아버지.. 누구든지 도망가고픈 마음이 먼저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 도망치는 부모는 없다. 무엇을 해야 아이의 아픔을 덜어줄 수 있을지.. 무엇을 해야할지 어떻게 해야할지.. 그 누구도 답을 줄 수 없는 이상황에서 아이와 함께 절규한다. 아무리 사소한 아픔이라도 차라리 내가 아프고 말지.. 아이의 아픔을 보는 것을 정말 버티기가 힘든 일이다.
이 가족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 책을 서술하면서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마음이 저릿하다.
아이는 얼마나 스스로를 원망했을까.. 이 삶을 살아가는 것이 맞는 것일까 얼마나 아파했을지.. 그냥 보기만 해도 그 감정이 전해졌다.


작가는 이야기한다. 그렇게 아픈 고통의 시간을 견뎌냈고 견뎌낸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가 사람들간의 관계속에서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을 회복하고 나올 수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정신질환자들을 사회에서 격리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살아나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하게 이야기한다.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더 고통받는 사람들, 이들이 사회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은 주변에서 안아주는 것이 최선인 것이다. 사회도 사람들의 인식도 변해야 한다.

작가가 그 아픈 20년간의 세월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은 이 사회가 해야하는 인식의 변화를 원해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아픈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감기같은 질환, 그렇다면 이 질환이 감기에서 멈추게 할 수 있는 방법은 개인과 가족간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 사회에서 회복할 수 있도록 관계를 지속적으로 맺어주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그 아픈 서술을 통해 이야기 하고 있다.

20년 간 세월의 기록에 마음이 움직였다면, 나도 이젠 그들과 같이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공감과 지지가 그리운 나처럼 그들도 똑같다는 것을.. 그러니 같이 살아가는 것을 두려워하지도 걱정하지도 말고 같이하면 된다. 요즘 내가 가장 좋아하며 봤던 드라마 시지프스에서 그랬다.
"왜 그렇게 겁이 없어요? 죽는게 무섭지도 않아요?"
"무서워. 근데 아무도 없는 세상에 혼자 살아남는게 더 무서워.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 죽었는데 혼자 살아남으면 행복할 것 같아?
날 믿어 내가 구할거야. 다"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다. 같이 사는 것이다. 같이 산다는 것은? 서로에게 공감하면서 지지를 해주는 것이다. 혼자라는 느낌처럼 무서운 것은 없다. 잊지말기..그리고 나에게도 아이에게도 다른 그 누구에게도... 관심을 기울이기.. 리뷰쓰면서 다시 읽어도 눈물이 나는 책. 나에게는 정말 소중한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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