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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길산 1 - 구판 ㅣ 황석영 대하소설 12
황석영 지음 / 창비 / 199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고등학생시절, 나는 황석영이라는 작가를 알지도 못했고 장길산이라는 소설이 대단한 소설이라는 일체의 평조차 들어보지 못했다. 다만 오래전부터 책장 한구석에 가지런히 들어가앉아있는 이 소설책 10권에 대해 단지 '도전'해보자는 생각으로 책을 폈다. 5권까지 읽으면서 장길산은 나에게 충격이었다. 무엇이 그런가하니, 왜만한 로맨스소설로 정신무장(?)한 나에게 걸쭉한 음담이며, 고만이의 음기탱천함과 사내후리는 법이 이미 로맨스를 뛰어넘고 있었기 때문이다.(음....) 그래서 나는 대학교 3학년이 된 지금, 사실 <성공시대>에 황석영작가가 나오기전까지는 장길산을 별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 나는 다시 장길산을 보기로했다. 성공시대의 영향이 컸던것 같다. 부끄럽게도 나는 그때 처음으로 황석영작가를 알게되었다. 성공시대에 나온 사람들 전부 대단하건만, 황석영은 단순히 작가의 역량만이 뛰어난 이가 아니었다. 어쨋거나 매스컴의 영향으로 그를 알고, 존경하게 되었고, 장길산을 보게된것이다.
지금 나는 9권을 읽고 있는데, 아직 완성을 보지 못하였지만 소설 장길산이 주는 감동은 3가지이다. 하나는 장길산이 진정한 활빈행을 하는 그 순간부터 산지니의 죽음, 마감동의 죽음에 이르고 다시 승려들과 각처의 인물들이 연결되어 민중을 일으키는 대사까지, 이 소설의 대강이라고도 말할수 있는 이 줄기는 그야말로 민중의 무지함으로부터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또 민중의 힘을 보여주는 과정이다. 나 역시 소설을 읽으면서 민중속 나를 자각하게 되었다. 다른 하나는 인물사이의 엉킴, 인물나름의 매력 등인데, 이것들은 나를 소설을 읽는내내 나를 안달하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통속적인 우리말이 전해주는 신선함과 멀게만 느껴졌던 연희예술의 신명등이 갓잡힌 물고기마냥 펄떡거려서,소설을 읽는내내 내가 대한민국국민이며 한글을 배운것에 대해 감사하게 되었다.
종장을 향해가며 장길산은 나에게 한마디의 물음을 던진다. '너, 무엇을 위해 사는가'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