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O 모중석 스릴러 클럽 43
제프리 디버 지음, 이나경 옮김 / 비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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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캘리포니아 연방 수사국(CBI)의 특별수사관 캐트린 댄스. 심문과 동작학의 전문가인 그녀는 표정과 몸짓을 통해 상대방의 심리를 읽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1, 2권에서 그녀는 대단한 활약을 했다. 동작학 기술을 통해, 범인을 검거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캐트린. 3권에서 그녀는 휴가를 떠났다.

 

수사관이라는 직업과 별도로, 그녀는 음악에 깊은 취미가 있다. 한때 포크송 가수를 지망했을 만큼, 그녀의 음악에 대한 관심은 아마추어 이상이다. 캐트린은 친구 마틴과 함께 <아메리칸 튠스>라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웹사이트에서 그녀는 미국의 전통 음악들을 소개한다. 뮤지션들을 찾고, 곡을 녹음하고, 사이트에 소개하는 것이 그녀가 휴가 기간에 주로 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캐트린은 프레즈노란 도시로 간다. 또한 그녀는 이 도시에 볼일이 있다. 친구를 만나기 위함이다. 그 친구는 캐트린의 유일한 유명인 친구다. 케일리 타운. 싱어송라이터로 유명해진 젊은 가수. 케일리는 캐트린의 음악 활동을 후원해주는, 좋은 친구다. 캐트린은 곧 열릴 케일리의 콘서트에 초대를 받기도 했다. 콘서트에 앞서 케일리를 만난 캐트린. 그녀는 케일리에게 심상치 않은 일이 생겼음을 알아차렸다.

 

케일리와 함께한 자리에서 말을 걸어온 한 젊은 청년. 에드윈 샤프라 이름을 밝힌 그는 케일리를 쫓는 스토커다. 지독한 스토커. 수백 통의 이메일과 편지는 기본, 케일리가 가는 곳마다 따라다니며 그녀에게 집착한다. 케일리는 변호사를 통해 그에게 스토커를 중단할 것을 통보하고, 개인 경호원을 고용했지만 에드윈의 스토커 짓은 멈출 줄 모른다. 케일리의 주변인들 이름이며 개인정보까지 세밀하게 파악하고 있을 정도. 결국 케일리의 주변에서 사고가 터진다. 그녀의 가족, 동료들이 목숨의 위협을 받거나, 살해당한다. 과연 동료의 죽음은 스토커의 집착이 불러온 결과일까. 스토커는 영리하다. 그를 조사하는 수사관들의 허점을 포착해서, 그들을 정직시킬 만큼. 더구나 그에게는 캐트린의 장기인 동작학 기술이 잘 통하지 않는다. 스토커처럼 경계성 정신분열증 환자의 동작은 분석하기 어렵다. 그들은 거짓말을 지어내면서 아무런 중압감을 느끼지 못한다. 집착 대상에게 가까이 가고자 하는 목표가 모든 것에 우선하기 때문이다(p154). 캐트린은 제대로 난적을 만났다.

 

3XO에는 몇 가지 뚜렷한 특징이 있다.

2권에서처럼 범인을 특정하고 시작한다는 것. 스토커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는 것. 그리고 가장 중요한 특징. 음악이다.

이전 권들부터 작가 제프리 디버는 미국의 다양한 음악들을 소개한다. 그 음악들은 주로 미국의 전통 음악, 즉 컨트리 계열이며 아프리카, 라틴, 카리브 등의 다양한 장르들도 나온다(호기심에 한 음악을 유튜브에 검색해봤는데 내 검색 실력이 부족한 탓인지 못 찾았다). 이전 권들을 보며 작가의 음악에 대한 깊은 관심과 식견을 알 수 있었는데, 이번 권은 아예 음악을 화제로 내세웠다. 등장인물인 가수 케일리의 노래를 작중에서만 언급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 음반을 냈다! 노래 가사는 직접 작가가 지었다고 한다. 책을 위해 실제로 음반을 내다니, 그저 대단하다밖에 할 말이 없다.

 

음반의 노래들은 유튜브에서 찾아볼 수 있다. 권말에 음반의 노래 가사가 수록되었으니, 가사를 보며 실제 노래를 들어보면 책을 읽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작중에 음반의 곡들이 많이 인용되며, 사건 진행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심지어 노래들의 퀄리티가 괜찮은 편이다. 그중 난 <Your Shadow유어 섀도>, <Leaving Home리빙 홈>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노래를 부른 가수가 작중 인물인 케일리와 싱크로율이 높은 것 같았다. 덕분에 이미지를 연상하며 곡을 듣고 책을 읽었다. 전곡을 듣지 않더라도 타이틀곡인 <Your Shadow유어 섀도>는 꼭 한 번 들어보시길.

수사관은 쉬지 못한다는 법칙이라도 있는 것일까. 휴가인데도 일해야 되는 운명의 캐트린……. 게다가 관할 구역이 아니라서, 그녀는 타 수사 기관 사람들에게 못마땅한 눈치를 받아가며 수사를 진행한다. 대놓고 괄시당하면서 꼭 수사를 해야 하나. 하지만 캐트린이 아니면 범인을 잡을 수 없다는 사실. 진실을 찾아내고 범인을 찾아내는 것은 결국 캐트린의 몫이다.

 

전작들처럼 3권에서도 작가의 특기가 여지없이 발휘된다. 위험한 상황을 조성하여 긴장감을 높이다가 회수하는, 페이크 반전이 여러 번 반복된다. 하지만 그 긴장감을 조성하는 기술이 너무나도 노련해서, 매번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다.

 

2권에서 범인으로 추적했던 트래비스는 실제 범인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어떨까. 스토커 에드윈이 진짜 범인일까? 어쨌든 분명한 사실이 있다. 한 번 스토커는 영원한 스토커란 사실! 스토킹은 나쁜 짓입니다! 범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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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캐트린, 스카웃될 뻔하다. 그녀는 국회의원 보좌관에게 제의를 받는다. 의원이 속해 있는 법무부에 합류하라는 제의다. 캐트린은 순간 혹한다. 그녀는 자신의 동작 분석 수사 및 심문 기술을 전국에 알릴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녀가 현장에 있어야 소설이 계속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캐트린은 계속 CBI에 있는 걸로.

 

 

2. 1, 2권에서 간접적으로 언급되었거나 목소리로만 출연한, 작가의 대표작 링컨 라임 시리즈의 주인공 링컨 라임. 그가 드디어 직접 등장했다. 파트너 아말리아와 함께. 비록 짧게 등장했지만 사건의 해결에 적잖은 도움을 준다. 인상적인 등장이었다. 그가 주인공인 시리즈도 꼭 읽어봐야지.

 

3. 1,2편에 이어서 계속되는~ 캐트린 댄스에 따른 동작학의 실용적 사례 3

앞서 말했듯 스토커는 분석하기 어렵다. 그래서 캐트린은 동작학의 분석 범위를 다르게 적용시킨다. 그의 편지, 이메일 등을 분석한다. 이른바 언어의 동작학이다. 언어의 동작학도 비언어의 동작학과 비슷하다. 글에도 말투가 있기 때문이다. 캐트린은 문법, 비속어, 오타, 기호, 문체 등을 통해 범인의 심리와 특징을 파악한다. 어떤 상황이든 캐트린의 동작학은 한계가 없어 보인다.

 

4. 캐트린은 남편과 사별했다. 그녀는 현재 존 볼링과 사귀고 있다. 그는 2권에서 등장한, 컨설팅과 강의를 하는 IT 전문가다. 상냥하고, 성격 좋고, 유머 감각도 뛰어난(p51) 남자친구. 그런데 캐트린은 약간의 오해를 한다. 볼링이 그녀를 떠날 것이라는 오해다. 또한 미묘한 문제가 생긴다. 그녀의 오랜 동료이자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마이클 오닐이다. 그가 부인과 이혼을 한다. 솔로가 된 것이다. 이 둘 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생긴다. 남자친구가 있는데도 오닐에게 끌리는 캐트린. 볼링에 대한 오해는 풀렸지만, 번민은 그대로 남았다. 캐트린, 도대체 어떻게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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