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을 한 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시"라는 단어를 되뇌었을 때 떠오르는 이름이 하나 있다. 랭보. 아르튀르 랭보. 뭔지 모를 끌림에 랭보의 시를 읽곤 했지만 그의 시를 읽다 보면 늘 책을 살포시 내려놓고 혼잣말을 하곤 했다. “아, 천재 시인이여, 대체 무슨 말씀을 하고 계십니까?”그래서 이 책을 발견하고 무척 기뻤다. 해설이 있는 랭보의 시집! 랭보 전문가의 해설이 함께한 랭보의 시집이라니.흡사 암호문 같은 시를 이해할 수 있는 길이 내게 열렸으니, 책을 기다리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렸다. 시를 읽고, 해설을 읽고 다시 시를 읽는 것을 반복하며 시를 이해하고, 내 나름의 감상을 다시 정리한다.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려 했던 랭보의 이 시집을 읽다 보면, 랭보의 <일류미네이션>을 이해하면 세상 모든 시를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 결코 허언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여러분도 랭보가 창조해 놓은 시공간의 굴레에서 벗어난 꿈의 기록, 상징들의 숲을 거니는 색다른 경험을 꼭 한 번 해보시기를 진심으로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