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을 믿어요 - 이석원 이야기 산문집
이석원 지음 / 을유문화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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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당신에게 외계인이 찾아 와, 매일 영화 하나를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읽는 내내 히죽히죽 하게되는 이야기.
책을 읽는 그 '순간'에 감사하고 행복할 수 있을만큼 재미있던 이야기.
그냥 재밌다는 말 말고 다른 멋진 말을 하고 싶은데 너무 재밌어서 재밌다는 말 밖엔 떠오르질 않는 이야기.

서평을 멋있게 쓰고 싶었지만 포기하고 그냥 모두 읽어보시라 찬양만 하기로 한다.

이왜진? 이왜에?
아니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이야기인데
이게 왜 에세이야?
그만큼 재밌고 몰입감이 엄청 났던 소(설) 아니 이야기였다.

하나의 이야기로 이루어진 독특한 형식의 산문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이후 8년만에 나오는 새 이야기산문집이라고 한다.

하나의 이야기지만 몇 개의 이야기를 읽는 듯, 예측하기 어려웠던 이야기들과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들이 등장한다.

동감이 가기도, 때로는 나와 다름을 알게 되기도 했던 생각의 글들과 그때마다 떠오르는 질문들로 풍부했던 시간이었다.
(강제로 감동을 쥐어 짜내려는 글이 아니여서 더 좋았다.)

뭐라도 얘기하면 작은 단서라도 될까봐 줄거리의 어떤 것도 얘기하지 못하겠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직접 빠져보시길 바란다.
덤으로 왠지모를 따뜻함과 묘한 위로도 느껴보시길.


🏷 존재란, 또 관계란 얼마든지 여러 가지 모습일 수 있는건데. 누구든 원수도 됐다가 저 사람 없으면 못살겠을만큼 은인이 될 수도 있는 건데. p76

🏷 물론 내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그러니 노력해도 소용없다는 게 아니라 세상 모든 일이 내 탓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어서일 뿐이다. p90

🏷 결국 모든 것은 행위의 문제가 아니라 이해의 문제였다는 것. 무슨 일이든 이유를 알고 당하는 것과 모르고 당하는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
......
아니, 여전히 존재하고 있지만 내게서 하찮아졌다고 할까. 단지 그것을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에. p298

🏷 그래서 난 이제 외계인이 준 교훈대로, 아니 이 모든 이야기가 내게 가르쳐 준 대로 그 모든 시간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우리가 지나온 시간 동안 내가 믿어야 했던 것은, 반드시 찾아올 '끝'이 아니라 그 모든 지금, 바로 이 '순간'들이었다는 것도. 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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