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고양이와의 동거 - 어서와

어서와 1
고아라 지음 / 북폴리오 / 2010년 6월

 

 

동네의 풀숲에서 마주치는 새끼 고양이의 경계하듯 겁먹은 얼굴을 가끔 보게되면,

한번 안아주고 간질러서 가르릉 거리는 소리도 듣고 싶어집니다.

'나고의 아기고양이' 에 나오는 예쁘고 앙증맞은 고양이 생각도 나고

예전에 안아봤던 포켓싸이즈의 아기 고양이도 생각이 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서와의 고양이 홍조가 변한 매력적인 순정만화의 주인공도 생각이 나는 건

당연한 일이 될 것 같습니다.

 

마네킹이 인간으로 변하여 사랑을 나눈다는 상상력으로 탄생했던 영화

'마네킹' 처럼 키우는 고양이가 주인이 외출한 사이에 사람으로 변신한다는 상상력이

어서와의 고양이 홍조가 태어나게 합니다.

고양이가 사람으로 변한다는 상상력을 가지고, 고양이를 키운다면

그 고양이가 사람의 모습으로 변해서 친구처럼 애인처럼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발칙한 상상도 가능하게 합니다.

웹툰에 연재되었던 인기만화가 책으로 묶여 나오면서 웹툰과는 다른 종이 위에  표현할 수 있는

수채화풍의 그림을 따뜻한 질감으로 만날수가 있었습니다.

단순하고 절제된 붓터치로 인물들의 특징을 캐릭터화 시킨 그림들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무뚝뚝한 고양이 홍조에서 사람의 모습으로 변한 홍조의 순정만화 주인공 같은 얼굴은

소녀팬들을 불러모으기에 충분히 매력적으로 표현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홍조를 맡아 키우게 된 대학생 솔아의 털털한 모습과 쭈뼛거리는 모습 또한

단순하게 그려진 캐릭터에 잘 녹아 있었습니다.

여기에 긴 문장이라곤 찾아볼수가 없는 짧고 위트있는 대화와 독백들 또한

이 만화가 가지고 있는 특징과 잘 어울리는  코믹하고 절제된 유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양이가 가지고 있는 뿌리칠수 없는 매력앞에 점점 정이 들어가는 솔아와

솔아의 주위를 맴도는 고구마 그리고 멋진 남자로 변하는 고양이 홍조와의

묘한 삼각구도가 솔솔 피어날 것만 같은 이야기 전개가 되고 있습니다.

판타지적인 요소가 섞여있는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커다란 사건이나 이야기의 충격적인 반전도 없이 부드럽게 흘러가는 이야기에

다음페이지를 넘기고 있는 손가락을 무심코 바라보게 됩니다.

어쩌면 무심할 정도로 단순화된 캐릭터와 수채화 그림들을 보면서

상상속을 주인공들과 함께 산책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1권에 이어서 2권에 펼쳐질 감성적인 판타지의 세계를 기대해봅니다.

 

Oztoto's Cook n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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